지하수 유출로 발생하는 싱크홀...함양률 낮은 항동지역, 가능성 커

오종호 기자

등록 2018-09-04 15:33

최근 서울시 금천구 가산동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땅꺼짐(싱크홀) 현상 등 지하수 유출로 인한 지반침하 발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하고속도로 등의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과 지반침하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측됐다.

서울시 구로구 항동 목양전원교회에서 열린 ‘대도시 터널공사의 문제점과 피해주민 대응방안’ 발제와 토론.

이찬우 한국터널환경학회 부회장은 3일 오후 7시 서울시 구로구 항동 목양전원교회에서 인근주민 15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도시 터널공사의 문제점과 피해주민 대응방안’ 발제를 통해, “대부분의 환경영향평가서는 유출된 수량을 채워줄 외부 지하수 함양률을 한강 기준인 12.8% 정도로 산정하고 있다”며 “(이는) 유입 함양률 자체가 잘못 적용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백두대간의 함양율도 11.5%고, 항동의 경우 0.47%에 불과하다”면서 “외부 수량 유입으로 유출된 지하수를 보충할 것이라 전망하지만...유출된 지하수는 회복되기 어렵고 지반침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지하수 함양률이 0.47%에 불과한 항동지역 환경영향평가를 12.8%의 지하수 함양율을 가진 한강 기준으로 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환경영향 평가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은 환경영향평가는) 예산낭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대도시 터널공사의 문제점과 피해주민 대응방안’에 대해 발제를 하고 있는 이찬우 한국터널환경학회 부회장.

이 부회장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공사기술의 안정성에 대해 “항동지역은 특히 유출수량의 보충이 불가능하므로 발파공법이 아닌 굴착공법으로 바꾸어야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노선변경 가능성에 대해서는 “공무원들은 예정 노선의 변경으로 타 지역 주민의 반발을 사는 식의 폭탄돌리기는 하지 않을 것이며, 기술적으로 최적의 노선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타 지역 주민이 다친다면 대안노선은 불가능하므로 현재 노선을 감수하되 다른 실질적 대안을 요구하라”고 충고했다.

이에 대부분이 항동 수목원현대홈타운 주민인 참석자들은 “현재 노선을 받아들이라는 말이냐”라며 이 부회장을 향해 언성을 높이기도 했으며, 주최 측은 “공학자로서의 발언일 뿐”이라고 무마했다.

이 자리에는 서울-광명 고속도로, 서부간선지하도로, 서울-세종 고속도로 등 지하터널이 관통하는 지역의 비상대책위원들이 참석했는데, 각 지역의 현안과 진행상황 등을 공유한 뒤 연대와 공동대응을 해나가기로 결정했다.

오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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