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재 미디어워치 고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인 「변희재의 시사폭격」에서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민희진 어도의 대표의 갈등에 대해 논평하고 있다.
“올 것이 왔다.”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이하 ‘변희재’로 호칭)이 방시혁 하이브 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이하 ‘방시혁’으로 칭함)을 그야말로 극딜했다는 뉴스를 접한 필자는 윤보선 대통령이 박정희 소장이 주동한 5ㆍ16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다는 급보를 듣고서 내뱉었다는 이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자연 반, 인공 반으로 입에서 흘러나왔다. 변희재가 방시혁을 상대로 만으로 무려 15년 동안 해왔을지 모를 와신상담의 의지와 절치부심의 결기가 오롯하고 절절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2009년 여름, 변희재와 방시혁 사이에 짧고 굵은 격론이 오갔다. 두 사람의 논쟁은 방시혁의 완승으로 기록되었다. 왜 방시혁이 완승한 것으로 기록됐느냐? 방시혁의 논리가 변희재의 주장을 실제로 압도했는지는, 아니면 변희재의 필력이 그의 서울대 미학과 3년 선배인 방시혁의 세계관을 진짜로 박살 냈는지는 정확하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 변희재와 방시혁 두 인문학 수재의 격론도 대부분의 여느 정치사회적 논쟁들과 마찬가지로 최종적으로는 강고한 진영논리에 의해 평자들의 시각이 크게 엇갈린 연유에서였다.
핵심은 메시지는 등한시한 채 메신저에게만 몰입하도록 이끄는 고질적 진영논리에 휘둘린 편견 가득한 관전자들 무리 가운데에는 변희재-방시혁 논쟁, 즉 ‘변방 논쟁’을 방시혁의 일방적 승리로 판정ㆍ선언한 대다수 연예부 기자들과 문화평론가들도 포함됐다는 데 있었다.
그들은 변희재는 변희재이기 때문에 다짜고짜 밉고 싫었으며, 방시혁은 방시혁이기 때문에 무조건 믿음과 호감을 보냈다. 변희재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겠으나 이는 그가 오늘날 평범한 직장인들조차 매우 신경 쓰기 마련인 본인의 평판 관리에 터무니없을 정도로 무관심한 탓이 컸다.
변방 논쟁이 방시혁의 완승으로 마무리된 이유는 단지 ‘변희재 디스카운트’와 ‘방시혁 프리미엄’에만 있지 않았다. 운동장이 심각하게 기울어진 현상에 더하여 양측의 참전자 숫자도 달랐던 점이 방시혁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이 2012년 18대 총선전과 통합진보당 분당 사태가 차례로 펼쳐진 직후에 자신과 김재연 전 의원의 처지가 같은 듯하면서도 달랐음을 조금은 자조적으로 설명하며 사용했던 표현을 잠시 빌리자면 변희재는 개인전으로 생각하며 링 위에 올랐건만 링 안은 물 반, 고기 반 식으로 상대편 선수들로 이미 득시글대고 있었다. 방시혁은 단체전을 치른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했던 것이다.
과거 미국 프로레슬링 WWE 무대를 종횡무진 주름잡던 천하의 헐크 호건도 여러 명이 동시에 달려들면 결국에는 중과부적으로 말미암아 링 밖으로 거칠게 내동댕이쳐지는 법이다. 변희재 또한 인해전술에 제압당하는 운명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방시혁과 함께 변희재의 사지를 붙잡은 다음 그를 경기장 바깥으로 냅다 메다꽂은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면면에는 서울대학교 미학과 동문인 진중권 현 동양대 교수도 끼어 있었다.
정의의 응징이었을 수도 있고, 집단 린치였을 수도 있는 특정인을 겨냥한 도편추방의 명분은 변희재가 서울대를 망신시킨다는 것이었다. 서울대를 망신시키는 게 한 사람을 점찍어 하늘 아래 둘도 없는 악당이자 불한당으로 만들어 왕따하는 행위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는지에 대해서 서울대를 나오지 못한 나는 뭐라 왈가왈부할 처지가 못 된다. 중요한 사실은 ‘변희재 조리돌림’ 사건을 목격하며 나는 서울대를 다니지 않은 걸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했다는 점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권력의 오남용을 경계할 때마다 상투적으로 동원되곤 하는 영국의 정치가 겸 사상가 액튼 경의 준엄하고 교과서적 명제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입법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는다. 삼성그룹은 경제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는다. 조선일보는 언론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는다.
문단도 예외가 아니다. 시인 고은과 소설가 황석영과 평론가 백낙청은 문학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는다. 분야를 달리해 이수만 SM 엔터테인먼트 창업자는 연예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았다.
그렇다면 당연히 방시혁은 물론이고 진중권도 변희재를 조리돌려 망신 주는 과정에서 그들이 행사해온 대중문화 권력을 오남용한다고 비판받아야 마땅했다. 그런데 비판의 화살은 조리돌림을 당하던 변희재에게 오히려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변희재의 가장 큰 잘못은 그가 다름 아닌 변희재라는 거였다.
이제 방시혁의 힘은 변희재와 변방 논쟁을 벌이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지경으로 거대하고 막강해졌다. 변희재는 여전히 재야의 평론가 위상에 머물고 있으나 방시혁은 수조 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액수의 자산을 소유한 재벌급 자본가로 웅비했다. 변희재가 아무리 이를 악물고 닥돌을 불사해도 방시혁에게 시쳇말로 기스 하나 내기 벅차게 됐다.
유명 작곡가에서 세련된 문화권력과 강대한 경제권력을 양손에 두루 움켜쥔 초거물급 권력자로 성장ㆍ변모한 방시혁에 대한 감시와 견제는 지금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뉴진스를 세계적인 걸그룹으로 키워낸 민희진 어도어 대표를 돈과 법을 앞세워 단박에 날려버리는 무시무시한 광경을 감안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필자는 자기들의 모기업인 하이브의 횡포와 월권을 고발하고자 유튜브에서 게릴라 방송을 감행했던 뉴진스 구성원들의 비장하고 긴장된 표정에서 지구촌 최강의 미군에 맞서서 인도차이나 반도의 울창하고 눅눅한 밀림 아래에 순전히 수작업으로 땅굴을 파고 항전하던 왕년의 남베트남 민족해방전선, 세칭 베트콩 전사들이 연상되어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환갑이 지난 나이임에도 일본인들의 마음속에서 영원한 아이돌 스타로 숭배받는 마츠다 세이코의 공전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도쿄돔에 운집한 수만 명의 관객 앞에서 열창해 폭발적 인기와 관심을 모았던 뉴진스의 하니가 베트남계 호주인이라는 건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이 자명한 교훈과 법칙으로부터 문화권력에서 출발해 마침내 경제권력까지 겸병하는 데 성공한 방시혁은 과연 자유로울까? 수많은 하이브 소액 주주들에게는 미안한 말씀이지만 변희재를 멍석말이하던 시절의 방시혁과 민희진을 숙청하는 방시혁 간에는 별다른 차별성이 포착되지 않는다는 게 내가 현재까지 내린 잠정적 결론임을 이참에 확실히 밝혀두는 바이다.
“‘프로는 아름답다’는 말은 괜히 있는 게 아닙니다. 프로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프로로 살아가는 것은 더 어렵기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라도 기본적인 책무를 감내할 때 프로로서 아름다운 겁니다.”
방시혁이 변희재를 맹공하며 썼던 칼럼의 일부를 인용해봤다. 민희진을 내치는 일에 필요하다면 뉴진스쯤이야 부수적 피해(Collateral)로 기꺼이 희생시켜도 된다고 믿고 있을지 모를 방시혁은, 노출 심한 야한 옷차림의 여성 유튜버들과 미국 베벌리힐스를 활보하는 모습이나 보여주고 있는 방시혁은 그가 변희재에게 강력히 촉구했던 것처럼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고서라도 기본적인 책무를 다해가며 진정한 프로로 살아가고 있는가?
프로는 본디 남을 즐겁게 해주며 돈을 버는 인간이다. 방시혁은 스스로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 돼가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작금의 방시혁은 부자이고 권력자이기는 할지언정 더 이상 진정한 프로는 아니라 하겠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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