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216년에 벌어진 칸나에 전투의 승리를 한니발은 전쟁의 승리로 이어가지 못했다. (이미지출처 : 위피키디아)
로마군은 전통적으로 중앙이 강했다. 병력면에서 절대적으로 열세인 카르타고가 로마와 정면으로 격돌했다가는 백전백패일 것이 명백했다.
한니발은 어차피 뒤로 밀릴 것이 뻔한 중앙부에 전투력이 상대적으로 달리는 병사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 이들은 로마군을 쥐덫 깊숙이 유인하는 미끼 역할을 할 터였다. 그 대신 최정예 병사들을 양 날개에 배치해 노출된 로마군의 측면을 강타하게끔 했다.
수만 명이 일사불란하게 위치를 바꾸는 것은 평소에 아무리 잘 훈련된 군사들일지라도 물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그때는 무전기도, 휴대전화도 없는 때였다. 모든 명령과 지시가 인간의 목소리와 손짓으로 이뤄졌다.
더욱이 사방에서 창칼이 맞부딪치는 살벌한 전쟁터에서 이와 같은 원시적 신호체계가 원활하게 작동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측면이 노출되었다는 건 적의 칼날 앞에 내 맨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뜻이다. 수많은 로마군이 이날 어육 신세가 된 까닭이다.
카르타고군의 포위망으로부터 운 좋게 탈출한 소수의 로마 군사들만이 불귀의 객이 되는 비참한 운명을 다행히 면할 수가 있었다. 대다수는 변변한 저항도 해보지 못한 채 무참하게 도륙을 당했다.
로마군 기병대는 적군의 함정에서 아군을 구출하는 역할을 완수하지 못했다. 일설에 의하면 파울루스가 말 등에서 떨어지자 그의 호위병들이 집정관의 상태가 걱정되어 말에서 내렸는데, 이를 기병대 전체가 보병처럼 싸우라는 명령으로 잘못 해석한 병사들이 일제히 덩달아 땅으로 내려왔다는 것이다. 전차 승무원들이 멀쩡한 탱크를 내버려둔 채 권총 들고서 적의 기갑부대와 대적한 격이었다.
테렌티우스는 부하 몇 명과 함께 전장을 빠져나와 베누시아로 도주했다. 파울루스는 달랐다. 그는 몸에는 화살이 꽂히고 머리와 얼굴엔 유혈이 낭자함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병사들 곁을 지켰다.
귀족 혈통의 청년인 코르넬리우스 렌툴루스가 자신의 말을 그에게 건네주며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것을 간곡히 권유하자 파울루스는 “바르르에게 졌네. 그래서 한니발에게도 졌네”라는 짤막한 말만을 의미심장하게 남기고는 싸움터로 돌아가 죄 많은 생을 마감했다. 패전의 책임을 스스로의 목숨 값으로 사죄한 것이다. 얼굴이 눈물범벅이 된 젊은이에게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집정관이 마지막 유언을 하는 모습은 기나긴 로마 역사에서 가장 비극적 장면들 가운데 하나로 후세에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었다.
적의 사령관을 포함한 5만의 적병을 죽였다. 4천 명을 포로로 붙잡았다. 여기에 더해 두 집정관들을 따라 종군하던 천 명의 로마 병사들 역시 항복해왔다. 당사자인 한니발 본인조차 상상하지 못한 역대급 대승이었다. 주위에서는 이대로 곧장 로마로 진격하면 닷새 안에 카피톨리움에서 승리의 만찬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니발을 채근했다.
하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한니발이 승세를 살리는 결정을 왜 하지 않았는지는 역사의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아마도 그는 로마가 패전의 충격으로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대했을 성싶다. 그런 한니발을 두고 같은 카르타고 사람인 바르카는 이와 같이 역정을 냈다.
“한니발은 전투에서는 이길 줄 알아도, 전쟁에서는 이길 줄 모르는 사람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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