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김대중이 마이클 잭슨과 한류의 미래를 그려나갔다면, 75세 김문수는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다리 찟기를 하며 극우 유튜브들에게나 영합하고 있다. 사진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마이클 잭슨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 출처 : 행정안전부 대통령 기록관 홈페이지)
이른바 100세 시대이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과장 섞인 수사(Rhetoric)에 가깝다. 아직 환갑도 되지 않은 우리 또래 세대가 대화 참가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단체 카톡방에 접속해보면 벌써 몸 이곳저곳이 아프다는 아우성과 하소연이 들끓고 있는 탓이다. 시시포스가 매일 가파른 언덕 위로 굴려 올려야만 했던 무거운 바윗돌 같은 육체를 짊어지고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운명이 21세기 한국인에게 축복인지, 저주인지 도무지 헷갈리는 까닭이다.
한국식 나이로 75세가 된 기분은 과연 어떨까? 필자가 20세보다는 75세가 압도적으로 훨씬 가까운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로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내가 75세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다시 20세가 되지는 못할 것이란 점이다.
2025년 8월 18일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16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로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정착에 기여한 공로와 대통령 재임 기간인 5년 동안 남겼던 치적은 굳이 일일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이 거대하고 강렬하다.
조선일보를 위시한 보수 언론은 박정희가 집권 시에 가장 많은 성취를 이룬 통치자였다고 오랫동안 끈질기게 주장해왔다. 그런데 박정희는 만으로 18년 넘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마음껏 휘둘렀다. 반면, 김대중은 겨우 5년간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그것도 임기의 절반가량은 여소야대 국회 의석의 불리한 정치지형 아래에서 외환위기 조기 극복과 인터넷 강국 건설, 남북관계 개선과 한류 창달 같은 다양한 치적을 쌓았다. 결정적으로 김대중은 민주당 계열 정당에 몸담은 대통령들 가운데 유일하게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이기도 했다.
김대중은 우리나라 나이로 75세에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지 사반세기가 넘게 흐른 다음이었다. 40대 기수 시절의 역동성과 창창함은 이미 세월의 저편으로 사라진 후였다. 그는 그야말로 노구를 이끌고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그렇지만 김대중은 몸은 늙었으되 생각은 젊은 대통령이었다. 이를테면 전 세계에서 컴퓨터를 제일 잘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과감히 실천에 옮겼다. 세계적인 유명 팝스타 마이클 잭슨을 초청해 한국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앞장섰다. 새로운 세대의 개혁적 정치인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기 위해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온 동교동계 정치인들을 눈물을 머금고 단호히 2선으로 후퇴시켰다. 이 모두가 김대중이 75세부터 야심 차게 시작한 일들이었다.
김대중에 뒤이어 75세를 맞이한 정치인이 또 한 명 있다. 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선출될 것이 유력시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다. 75세 무렵의 김 전 대통령이 꿈과 생각의 젊음이 돋보였다면, 올해로 75세에 접어든 김 전 장관은 육체의 팽팽함과 탱탱함을 유달리 과시하려 애쓰는 느낌이다.
그는 대통령 선거에서 낙선한 바로 이튿날 턱걸이를 하는 장면을 유튜브 동영상으로 공개하며 노익장을 뽐냈다. 며칠 전에는 김건희 특검팀의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항의하는 농성을 벌이는 도중에 느닷없이 소위 다리 찢기를 선보이면서 신체의 유연성을 자랑했다.
김문수가 팔힘이 없기 때문에, 고관절이 경직된 이유로 정권을 잡지 못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김문수의 근본적 문제는 발상의 낡음과 생각의 고루함에 있다. 전당대회에서 친윤 떨거지들의 표 좀 얻겠답시고 윤석열의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김문수의 영혼은 박정희가 쿠데타군을 데리고 한강 다리를 건너던 1960년대 초반 어디쯤 머물러 있다. 김문수의 정신적 퇴화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김건희의 국정농단과 매관매직을 두둔하는 김문수의 정신세계는 조선왕조 최악의 부패 커플인 윤원형과 정난정의 마당쇠 노릇이나 하면 딱 알맞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진정으로 위대하고 유능한 정치 지도자는 꿈이 젊고, 생각이 유연한 사람이다. 현재의 김문수 같이 정신의 시계와 육신의 시계가 서로 거꾸로 돌아가는 인물에게 안성맞춤으로 어울리는 직업이 하나 있기는 하다. 다름 아닌 차력사이다.
생각이 젊은 김대중은 75세에 대통령이 되어 대한민국을 변화하고 쇄신하는 데 나섰다. 몸만 젊은 김문수는 75세에 늦깎이 차력사 소질을 제대로 증명해가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령 차력사 지망생 김문수 옹의 건투를 빈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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