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정치는 사랑에서 만난다
김기남 위원장은 자신이 심취한 선불교 이야기를 거침없이 해나가는 파격을 보였다. (사진=최인호 기자)
김기남 : 제가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조금은 특이합니다. 제가 처음에 관심을 기울인 문제는 ‘깨달음’에 관한 일이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선불교에 관해서였습니다.
김기남 위원장이 인터뷰에 앞서서 필자에게 보내온 자기소개문에는 정치인이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손해가 되면 되었지, 이득이 되지는 않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 주의와 이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솔직히 얘기하는 게 국민들을 향한 예의이자 도리라는 맥락의 내용이 들어 있었다. 구두로 이뤄진 답변에서는 이러한 설명이 들어가지 않은 터라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명기해두는 바이다.
제가 선불교를 공부하다 보니까 “중도를 아는 자는 부처님을 뵙는다”는 제 나름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평상심이 도(道)”라는 깨우침도 체득했습니다. 궁금했던 ‘공안(公案)’들이 이처럼 하나하나 풀려가면서 중도를 깨치면 사랑으로 연결된다는 결론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저는 모든 종교의 종착지에는 사랑이 자리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정치가 지향해야만 할 목표도 사랑이어야만 합니다. 사랑이야말로 종교와 정치가 만나고, 정치와 종교가 맞물리는 지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깨달음을 얻게 되자 저는 비로소 제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 수 있겠다는 확신을 굳히게 되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편안한 삶을 살아갈 수가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생긴 것입니다. 그런데 좀 더 깊이 생각해보니 저 혼자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건 진정으로 편안한 삶이 될 수 없다는 또 다른 깨우침에 도달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만 하겠다는 더 크고 야무진 소망을 가슴속 깊이 품게 되었습니다.
불교에서 지장보살은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지옥에 단 한 명의 중생이라도 남아 있으면 나는 성불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극락세계를 또는 천국을 먼 데서 찾거나 구하면 안 됩니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이 땅을 천국으로 만들겠다는, 극락세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결심을 하고 결의를 다져야 합니다.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이 세상을 만인이 행복하고 편안한 곳으로 바꾸는 게 정치의 역할이고, 정치인의 의무입니다. 천국은, 극락은, 유토피아는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곳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만들어가는 곳인 이유에서입니다.
올바른 정치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정치
소속정당의 낮은 지지율과 약한 당세는 김기남의 낙관론과 자신감을 조금도 꺾지 못했다. (사진=최인호)저는 사랑의 마음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세상이 밝아질 수 있다고, 국민들이 행복해질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봉 거사가 생전에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정치는 도인이 하는 것”이라는 얘기였습니다.
백봉 거사로 세간에 더 잘 알려진 김기추 거사는 1908년에 태어나 1985년에 타계한 인물로 소년 시절에는 일제에 항거하는 동맹휴업의 주동자로 지목돼 부산상고에서 퇴학당하기도 했다. 그는 출가하지 않아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상과 신념을 피력한 대표적인 재야 불교인으로도 유명하다.
저는 그 얘기를 접하고는 몹시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속을 멀리해야만 할 도인이 외려 정치에 뛰어든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 탓이었습니다. 그러나 백봉 거사가 가리킨 도는 다름 아닌 중도라는 것을 발견하고 그의 혜안과 탁견에 저절로 무릎을 치게 됐습니다.
사랑은 의도로서의 사랑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결과로서의 사랑 역시 되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한 결과로 그 사람이 도리어 더 힘들고 불행해졌다면 그건 참다운 사랑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만으로 세상의 수많은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아니라고 말해야만 할 때는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단호함과 과감한 또한 요구됩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달라고 하는 대로 무조건 주는 지나친 대중영합주의(Populism)가 심각하게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안 된다고 해야 할 때 “안 된다”고 말하는 용기와 배짱을 가진 정치인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국민들의 혈세로 만들어진 소중한 국가예산이 방만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이익단체들의 편협하고 이기적인 요구에 굴복해 정부여당이 나랏돈을 마치 자기 돈처럼 마구잡이로 퍼주고 있습니다. “떼쓰면 다 된다”는 그릇된 통념과 풍조를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앞장서서 온 나라에 만연시킨 것입니다. 달라는 대로 다 주고, 퍼줄 수 있는 건 다 퍼주는 건 도를 깨친 사람의 행동이 아닙니다. 중도를 아는 사람의 자세도 아닙니다. 사랑의 결과까지도 책임지는 참다운 사랑의 태도가 아닙니다.
국가의 장기적 미래와 국민 전체의 보편적 행복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는 정치인이라면 특정한 이익집단의 요구와 압력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의연하고 당당하게 “안 된다”라고 응수해야만 합니다. 저는 그런 정치가 진짜 큰 정치라고 봅니다. 그런 정치를 하는 인물이 진정으로 큰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큰 정치만이, 큰 정치인만이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선진민주국가로 도약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현재 어려움을 겪는 것도, 우리 국민들이 힘들어하는 일도 그 근본적 원인은 잘못된 정치와 무능한 정치인들에게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가 바로서고, 정치인들이 반성하고 분발해야 나라가 평안해지고, 국민이 행복해지기 마련입니다.
정치를 바로세우는 저력이, 정치인의 반성과 분발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어디에서 나오겠습니까? 다름 아닌 국민들로부터 비롯됩니다. 저는 우리 광명시의 유권자들께서 그런 힘을 발휘해 광명에서도 큰 정치인이 나타날 수 있도록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유권자들은 지혜롭고 현명합니다. 저는 광명시민들께서 가슴에 사랑이 꽉 찬 정치인을, 동기와 의도의 사랑에 더해서 책임과 결과로서의 사랑까지도 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정치인을 내년 총선에서 이 지역의 선량으로 꼭 뽑아주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정치인이 이곳 광명을 국회에서 대표하게 된다면 광명의 더 큰 발전과 성장도, 우리나라의 더 나은 번영과 미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저는 희망을 갖고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공희준 : 흥미롭고 유익한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김기남 : 진지하게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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