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잠만 자는 곳인가
임승철 위원장은 2016년 20대 총선 당시처럼 제3당 돌풍이 다시금 불어올 그날, 연단에 서서 국민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할지 늘 준비하고 있었다. (사진=최인호)임승철 : 저와, 그리고 저와 뜻을 같이하는 많은 시흥시민들은 시흥시 예산을 터무니없이 마구잡이로 퍼주면서까지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를 조성하는 사업을 반대했습니다. 왜냐면 대학이 결국에 실제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연세대학교가 신규로 조성한 인천 송도캠퍼스의 경우에는 1학년 학생들이 그곳에서 진짜로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서울대의 경우는 이와는 다릅니다. 협약서를 보면 기숙사와 교직원 아파트만을 짓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임승철 위원장의 설명을 들어보니 서울대 시흥캠퍼스는 잠만 자는 곳처럼 느껴졌다. 서울대가 시흥시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신축을 꾀하는 공간은 현재로서는 특정학교 전용 베드타운인 셈이다.
일반 학생들을 위한 강의가 이뤄지지 않는 캠퍼스가 어떻게 번듯하고 정상적인 캠퍼스가 될 수 있습니까? 강의 시설이 들어오긴 들어온다고는 하는데 그게 국제어학당 하나뿐입니다. 그러니 지역 주민들이 비판적 문제의식을 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흥시와 서울대가, 혹은 서울대와 시흥시가 이렇게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을 되풀이하다가 지금은 또 새로운 꼼수를 쓰고 있습니다. 드론은 21세기 유망 산업입니다. 시흥캠퍼스에 드론 관련 시설이 들어온다고 해서 시흥시민들은 큰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았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까 뭐가 들어오느냐? 드론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시설이 아니라, 기막히게도 드론 연습장이 생긴다는 겁니다. 말장난의 극치가 따로 없었습니다. 저는 시흥시와 서울대학교가 번갈아 연출해온 전시행정과 탁상행정을 바로잡아가는 시민운동이 이참에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민들이 시흥에서 살기 어려운 이유는
시흥시는 교육과 교통 두 가지 문제로 말미암아 오랫동안 고생하고 고통을 받아온 지역입니다. 시흥시는 역설적으로 부자들이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자가용을 몰고 다니기에 적당한 곳이거든요. 하지만 자동차를 끌고 다니기 어려운 계층은 커다란 불편을 겪어왔습니다. 주부들과 아이들, 그리고 어르신들에게 시흥시가 교통지옥이 된 까닭입니다. 이는 시흥시의 대중교통망이 대단히 부실하고 취약하다는 뜻입니다.
시흥에는 작년에야 비로소 지하철이 개통되었습니다. 부천시 소사역에서 출발해 안산시 원시역에서 끝나는 소사-원시 노선이 그것입니다. 한데 이게 지하철이 아닌 지연철이 돼버렸습니다. 15분에 한 대씩 운행하는 열차가 무슨 지하철입니까?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전처럼 그냥 버스 타고 다니는 게 오히려 더 빠르겠다는 원성이 자자합니다.
안산시 오이도역에서 출발해 시흥시 월곶역을 경유하여 인천광역시 논현역으로 향하는 수인선은 사정이 더더욱 심각합니다. 이건 20분에 하나씩 다녀요. 그러니 어떻겠어요. 월곶역에서 서울역까지 가려면 무려 1시간 40분이 소요됩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서울시내에 나가야만 할 경우 아예 버스를 세 번 갈아타고 가는 경로를 선택합니다. 그러면 20분 정도 빨리 도착할 수가 있습니다.
시화공단 공장폐수 여전히 심각해
시흥시는 전체 면적의 70퍼센트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속해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시흥시의 모토가 ‘생명도시’였습니다. 그렇지만 생명도시 시흥을 파괴하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화공단입니다. 시화공단은 10만 명가량의 노동자가 일하고 있는 대규모 공업단지입니다. 그중 절반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입니다. 문제는 과거에 이 공단을 조성하면서 날림공사를 했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폐수정화시설이 온전하지 않은 공장들이 여럿입니다. 당연히 수질오염이 심각해지기 마련입니다.
시화공단을 친환경 그린공단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이야기는 10년 넘게 전부터 나온 소리입니다. 해양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는 구호도 요란했습니다. 하지만 여태껏 공허한 말잔치에 불과할 따름이었습니다. 시화공단은 구로 디지털밸리나 판교 벤처밸리처럼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진화해야만 하는데 여전히 그러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도시의 브랜드 파워, 즉 이름값이 아직도 강력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시흥시는 생태도시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지역 내의 생태자원을 지속가능한 범위 안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일이 절박하게 요구되는 이유입니다. 이 길만이 다른 지역과 시흥시를 확실하게 차별화하는 방법입니다.
상괭이를 아시나요
임승철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상괭이 서식지 옆에 골프장을 짓는 이율배반을 성토했다. (사진=최인호)
시흥에는 상괭이의 서식지가 자리해 있습니다. 상괭이는 우리나라에 사는 돌고래인데 현재는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을 만큼 아주 희귀한 동물입니다. 상괭이는 민물과 바닷물에서 모두 살 수가 있습니다. 이 상괭이가 시화호를 찾아왔다가 안타깝게도 종종 그물에 걸려서 죽고는 했습니다. 지금은 환경오염이 심해져서 상괭이들이 거의 나타나지를 않습니다.
황당한 사태는 이렇게 환경오염이 극심해진 와중임에도 시흥 갯골생태공원 근처에 골프장 공사를 허가했다는 사실입니다. 아니. 생명도시를 지향하고 생태도시를 표방하면서 상괭이 서식지 근처에 골프장을 짓는 게 말이 되나요?
골프장의 잔디를 보기 좋게 유지하려면 다량의 농약이 살포되어야만 합니다. 뿌려진 농약이 최종적으로 죄다 어디로 흘러들어가겠습니까? 게다가 밤에도 불야성을 이루기 일쑤인 터라 동물들이 잠이나 제대로 잘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이율배반적 정책을 태연히 펼쳐온 사람들이 시흥시의 위정자들입니다. 제가 시민운동을 전개할 때에는 문제제기에 주로 치중했습니다. 이제는 정치인으로 변신한 이상 단순한 문제제기에만 머물지 않고 본격적인 문제해결의 주체로 나서려고 합니다.
저는 한동안 침체되어온 제3의 길이 머잖아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저도 시흥 지역에서 제3의 길의 돌풍을 다시금 일으킬 수 있는 방안을 열심히 고민하고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공 : 생소하지만 흥미로운 말씀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 지루할 수도 있는 얘기 진지하게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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