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테이데스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여건을 지녔다.
칼리아스는 그의 가까운 친척이었는데 살인 혐의를 뒤집어썼다가 가까스로 풀려난 인물이었다. 그런데 칼리아스가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은 건 사람을 죽였다는 의심을 산 탓만은 아니었다. 기초적 생필품도 없이 늘 헐벗고 굶주리며 힘들게 지내는 아리스테이데스를 나 몰라라 팽개치고서 돌보지 않았다는 것이 더 큰 비난 사유였다.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은 자신의 진보적 주장을 나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본인 소유의 강남 아파트를 실제로 매각해 10억 원이 훨씬 넘는 경제적 손해를 보았다. 그럼에도 대한민국 진보진영 그 누구도 김상곤의 그러한 진정성 있는 행동을 높게 평가해주지 않았다. 김상곤의 미담이 조용히 묻힌 사태를 주목했던 탓일까?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그에게 부끄러운 악명과 동시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안겨준 흑석동의 재개발예정 상가건물을 아주 요란하게 매물로 내놓았다. (사진출처 : 김상곤 페이스북)칼리아스 입장에서는 살인죄와 관련된 누명보다 그리스 세계의 구원자를 춥고 배고프게 놔두었다는 주변의 수군거림이 더 억울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었다. 그는 아리스테이데스를 찾아가 전자의 도움 제안을 후자가 뿌리쳤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진술해달라고 통사정했다.
“칼리아스 자네가 자네의 재산을 자랑스러워하는 것처럼 나는 내 가난이 자랑스럽다네.”
아리스테이데스는 법정에서 자신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진술을 청취한 재판관과 시민들은 칼리아스와 더불어 부자로 사느니, 아리스테이데스와 함께 가난뱅이로 살겠다고 이구동성으로 떠들어댔다.
아리스테이데스의 합리적 풍모와 공명정대한 마음가짐은 테미스토클레스를 다루는 태도에서 유달리 빛났다. 테미스토클레스는 철저히 개인적 계산속 아래에서 아리스테이데스와 때로는 갈등하고, 때로는 공조했다. 아리스테이데스는 오로지 공익의 관점에서 테미스토클레스와의 애증이 교차하는 관계를 유지해나갔다.
테미스토클레스는 아리스테이데스를 아테네에서 도편추방을 시켰지만, 아리스테이데스는 테미스토클레스가 알크마이온과 키몬 등의 탄핵을 받아 곤경에 처하자 침묵을 지켰다. 이때의 침묵은 옹호로 해석되었다. 아리스테이데스가 잘나갈 때 테미스토클레스는 그를 좁쌀영감처럼 시기했지만, 테미스토클레스가 승승장구를 할 때에도 아리스테이데스는 조국에 필요하고 유익한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기꺼이 협력에 나서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였다.
플라톤은 당대 그리스 사회의 모두까기 인형이었다. 그의 독설의 향연을 피해간 유명 인사는 스승인 소크라테스 정도에 불과했다. 이토록 까칠했던 플라톤까지 아리스테이데스에 관해서라면 칭찬에 인색함이 없었다. 플라톤이 생각하기에 아리스테이데스야말로 철인정치를 구현해줄 만한 이상적 인물로 여겨졌기 때문이리라.
아리스테이데스가 어떻게 사망했는지에 대해서는 설이 분분하다. 객지에서 죽었다고도 하고, 고향에서 천수를 누리다 임종을 맞이했다는 얘기도 있다. 플루타르코스는 마케도니아 사람 크라테로스의 주장을 빌려 그가 남보다 좀 낫다 싶은 인물이 있으면 닥치고 물어뜯어 무조건 끌어내리고 보는 비열한 민중선동가들의 모함을 받아 뇌물죄로 기소된 상태로 쓸쓸하게 객사했다는 풍문을 소개해놓고 있다. 허나 이 소문은 플루타르코스 자신에 의해 곧장 부정되는 걸로 미루어 보아 근거 없는 낭설임이 분명하다.
진실은 첫 번째로 아리스테이데스가 아테네에서 눈을 감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로 그가 거의 알거지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의 자식들에게 ‘아빠 찬스’는 언감생심의 남들 이야기일 뿐이었다. 오죽했으면 그의 두 딸들이 나라에서 지참금을 대주고 난 다음에야 시청에서 어렵사리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겠는가?
아리스테이데스의 유일한 아들인 뤼시마코스는 국가가 제공한 연금과 포도밭에 의지해 입에 거미줄을 치지 않을 수가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한탄이 만연한 지금의 한국사회와 비교하면 고대의 아테네는 그래도 약간은 나았던 셈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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