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 21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가 될 것이라는 국민들과 정치전문가들의 예측이 여지없이 적중하는 분위기입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초선 의원들이 공천권을 장악한 당 지도부를 위한 그야말로 “영혼 없는 돌격대”가 되어 참다운 국리민복과는 관계없는 이판사판식의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들은 한때 아기였던 것처럼, 모든 국회의원들은 초선 의원인 시절이 있었습니다. 천정배 전 의원은 초선 국회의원 시절에 지금의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초선 의원들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개혁성과 참신함을 보여줬습니다. 천정배가 잃어버린 지역구 의석을 ‘구태 초선’으로 불러도 괜찮을 식상한 인물이 대신 차지하면서 한국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과 실망감만 한층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참신함에서도, 개혁성에서도 여전히 발군일 천정배 전 의원이 올해 총선에서 낙선함으로써 우리나라 제도권 정치에 적잖은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천정배의 공백이 초래한 정치권의 손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천정배는 정치를 시작한 다음에도 개혁적이었다
정준호 변호사는 시원하고 직설적 어조로 천정배 전 의원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나갔다. (사진 최인호)
정준호 : 진보진영 정치인들 가운데 경륜과 개혁성을 겸비한 인물을 사람을 찾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천정배 전 의원은 경륜과 개혁성을 양수겸장으로 전부 갖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천정배는 올해 총선에서 힘없이 낙선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 진보진영에 커다란 손실이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이종걸 전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의 원대대표로 선출되자 천정배 전 의원이 “경륜과 개혁성 모두를 마음껏 발휘하시라”는 축하의 뜻을 같은 당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이 전 의원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그만큼 천정배 스스로에게도 경륜과 개혁성을 겸비하는 게 매우 중요한 목표이자 과제였다는 뜻입니다.
천정배 전 의원은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려는 정치 신인들과 정치 지망생들에게 훌륭한 사범(Mentor)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더는 원내에 머물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그가 후배들을 위한 멘토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내기가 대단히 힘들어졌습니다. 저는 이 점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개혁성과 도덕성과 헌신성은 정치인들의 우열을 평가할 때 일반적으로 제시되는 3대 지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정치에서는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정치인들이 거의 모두 사라졌습니다. 저는 광주로 오기 전의 천정배 전 의원이 헌신성, 도덕성, 개혁성 전부를 일관되게 유지해온, 흔하지 않은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더욱이 천정배는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서 과감한 결단이 요구될 때마다 미련 없이 결단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이를테면, 천정배가 2002년의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현역 의원들 중에서는 처음으로 노무현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일은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단이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안의 586 세대 정치인들은 학생운동에 참여했던 경력을 자신들이 지닌 개혁성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천정배는 정치권에서 실제로 활동한 기록을 통해서 스스로의 개혁성을 증명해왔습니다.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에 개혁적이었던 인사들은 많습니다. 반면에 정치권에 들어온 이후에 개혁적인 사람들은 별로 없습니다. 천정배는 제도정치에 입문한 다음에도 변함없이 개혁적이었던 아주 드문 인물이었습니다.
천정배는 호남 2세대 정치인의 대표주자
정준호 변호사는 천정배의 부재가 3세대 정치인의 성장을 지체시키는 사태를 우려했다. (사진 최인호)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한 채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야말로 2016년에 창당되었던 국민의당 같은 ‘준비된 제3정당’의 활약이 더욱더 절실하게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국민의당의 붕괴는 천정배의 낙마로까지 결국에는 이어졌습니다. 이는 정치권 전체 수준의 손실입니다.
손실은 호남 정치 차원에서도 발생했습니다. 호남 정치는 크게 세 시대로 나뉠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김대중 대통령으로 상징되는 ‘자수성가형 정치인들’의 시대입니다. 두 번째는 김대중 대통령이 발탁해 성공시킨 ‘육성형 정치인’들의 시대입니다. 천정배는 2세대 육성형 정치인의 대표주자였습니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1세대와 천정배 전 의원의 2세대를 뒤이을 호남 정치의 3세대는 상인의 현실감각 아래 미래지향적인 정치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낼 역량을 가져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천정배는 3세대 브랜드 정치인들을 앞에서 견인하고 선도해주는 역할을 맡아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이 임무를 감당해야 할 단계에서 그는 쓰라린 좌절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저는 천정배가 갑자기 주저앉은 까닭에 호남 정치를 이끌어갈 3세대 정치인을 배출하는 일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천정배 전 의원이 수도권에서 호남, 즉 광주로 돌아오는 결정을 내리는 시점까지는 그의 행보는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정작 광주에 온 이후에는 본인의 역할과 정체성을 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바로 이 지점에 천정배가 지금의 시련과 실패를 맞이하게 된 원인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천정배 전 의원은 광주에서 만으로 5년 동안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생활했습니다. 천정배가 광주로 오기 전부터 호남 정치는 좌표를 잃고 표류하고 있었습니다. 천정배는 방황하는 호남 정치를 그가 공언한 바대로 확실하게 복원하기 위해 자기가 여태껏 경험해온 정치현실을 토대로 혁신적 가치의 정립에 착수해야 했습니다. 새롭고 혁신적인 가치 정립 작업의 명징한 출발점은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천정배가 직접 출마하는 것이었습니다. 한데 그는 출마를 주저했습니다. 저는 2018년의 망설임이 2020년의 참담한 결과를 낳는 데 크게 작용했다고 봅니다.
호남에서는 국민의당과 그로부터 파생돼 등장한 여러 후계 정당들에 관해 다양한 평가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변변한 선거전도 치르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사실을 상기한다면 국민의당에 몸담았던 정치인들이 올해 총선에서 전멸에 가까운 성적을 거둔 것은 2018년에 이미 일찌감치 예정되었던 셈입니다. (②편에서 계속됨…)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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