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희준 :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만으로 3년이 경과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한국 현대사에서 단연 압도적으로 노동친화적 정권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양대 노총이 갑이고, 현재의 정부여당은 거대 기득권 노조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는 혹평마저 제기될 정도입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노동계의 요구를 받아들인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노동계에서는 축구경기의 거스 히딩크 감독처럼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요구를 멈추지 않을 기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노동계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들어준 결과로 비정규직 노동자나 영세 자영업자, 그리고 청년 실직자 같은 소외계층의 삶이 주로 더욱더 피폐해졌다는 데 있습니다.
노동계는 정부와 기업을 향해선 자기들의 어려운 처지를 헤아려줄 것을 요구하면서도 왜 자기들보다 더 어려운 계층의 고충과 입장은 배려하지 않는 ‘내로남불’의 모습을 서슴없이 드러내온 것일까요? 더욱이 대기업 정규직이 주축을 형성한 기성 노동조합들 또한 한국사회의 기득권 세력에 편입됐다는 사실을 왜 한사코 외면하는 것일까요? 노동계와 기층민중의 분리 현상이 이른바 뉴노멀이 된 지금, 노조와 노동계가 본래 가지고 있던 건강함과 진보성을 회복하려면 어떤 일들이 필요한지 기탄없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 노동 분야에서도 이미지 정치에만 열 올려
이진화 공인노무사는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이 이미지뿐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최인호 사진전문기자)
이진화 : 저는 문재인 정부가 노동친화적 정부라는 진단과 규정에 원천적으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노동친화적으로 보이는 정책들을 여럿 펴왔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노동관련 정책들에는 과장되고 부풀려진 측면이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만으로 3년이 지났습니다. 지난 3년 동안 현 정부에 대해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비판이 알맹이는 없는 이미지 정치에만 열중한다는 지적이었습니다. 저는 지금 정부의 노동정책 역시 이미지 정치의 프레임 안에서 작동해왔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문제와 관련해 가징 시급하고 본질적인 부분은 건드리지 않고 회피해왔습니다. 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역대 과거 정부들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게다가 노동계의 입장이 반영된 정책을 내놨던 건 따지고 보면 문재인 정부 하나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조차도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과 관련된 제도를 개편하거나, 또는 장애인들의 취업에 관한 일들에서 노동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쪽으로 나아가는 진보적 면모를 과시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를 그 누구도 친노동 정부였다고 평가해주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이며, 그리고 구조적인 문제들에는 아예 손을 대지 않았던 데 있습니다.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은 노동자가 종전에 누리던 근로조건이 고용주의 이익을 목적으로 악화되는 일을 뜻한다.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실제로는 이명박 정부가 채택했던 기조와 범주에서 사실상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당장 최저임금 문제 하나만 예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최저임금 정책이 마치 정권의 존폐를 결정하는 것처럼 달려들 문제였는지 솔직히 의문이 듭니다.
이진화 공인노무사는 최저임금 문제에서 필자의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가 이 주제에 관해 사람들에게 다소 냉소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의견을 개진한 연유가 뭔지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도록 하자.
현재 우리나라 노동 문제의 본질적이고 구조적 문제는 최저임금 같은 부분에 있지 않습니다. 산업안전의 보장과 증진에 있습니다. 근로관계 또는 노동관계의 기초질서를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건전하고 합리적으로 재편하고 확립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선거 전에는 핵심적 대선공약으로, 선거 후에는 우선적 국정과제로 각각 내건 데서 증명되듯이 최저임금 인상 한 가지에만 고집스럽게 몰두해왔습니다. 왜냐면 이게 당장은 표가 됐기 때문입니다.
조삼모사의 노동정책이 노동자를 울린다
이진화 공인노무사는 인천 남동공단에서 진짜 노동자들과 애환을 같이하고 있다. (사진 최인호 기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당시 문재인 후보 혼자만의 공약은 아니었습니다. 홍준표 후보나 안철수 후보 같은 대통령 선거에서의 경쟁자들 모두가 앞 다퉈 약속한 내용이었습니다. 속내는 문재인 캠프의 그것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득표에 도움이 될 거라는 순전히 정치공학적 계산에서였습니다.
최저임금처럼 돈과 직결된 얘기를 꺼내면 당장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대중이 즉시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노동자들에게 물질적 보상을 제공해주고 싶다만, 대중에게 금전적 이익을 챙겨주길 바란다면 다른 방법들도 많습니다. 이를테면 그들이 직간접적으로 부담해온 세금을 감면해주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렇게 다른 선택지가 다양하게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에만 매달렸다는 건 장기적 비전 없이 오직 선거에만 올인했다는 뜻입니다.
확실하고 체계적인 장기적 청사진 없이 목전의 선거 승리에만 전력투구했던 사람들이 정권을 잡아 나라를 이끌면 누가 제일 먼저 피해를 보겠습니까? 소상공인이 봅니다. 영세자영업자들이 봅니다. 소상공인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나 영세자영업자들이 꾸려가는 점포에 고용된 힘없는 미조직 노동자들이 봅니다.
소상공인들과 영세자영업자들에게는 인건비가 현실적으로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해왔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켰습니다. 그러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피고용인들을 내보내는 자구책을 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영세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사업장은 대부분 5인 미만의 근로자가 종사하는 곳들입니다. 이러한 소규모 사업장들은 노동의 유연화가 이미 진행될 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사업주가 노동자를 해고하기가 상대적으로 매우 용이한 일터들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와 같은 맹점과 한계들을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최저임금만 무책임하게 덜컥 올려버렸습니다. 제가 노동자의 참다운 복지와 인권의 견지에서 바라봤을 때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조삼모사에 불과하다고 판단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②편에서 계속됨…)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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