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4·29 재·보궐 선거 참패로 당내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수도권 3곳은 물론 새정치연합의 텃밭인 광주 서구을 마저 내줬다.
특히 광주에서 '호남정치 복원'을 앞세워 당선된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이날 신당 창당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정치결사체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야권 재편론'에 불을 붙이고 나서자,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향후 정국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 향후 행보에 대해 "내년 총선까진 광주에서 '뉴DJ'(새로운 김대중)들, 참신하고 실력 있고 국민을 섬기는 인재들을 모아 비전있는 세력을 만들겠다. 그 세력으로 총선에서 기존의 새정치연합과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천 의원은 또 "광주 전역 8군데에서 (출마할 수 있도록) 해보고 싶다. 전남·북까지 해서 시민들의 실질적 선택권을 드리고 싶다"면서 "그렇게 해야만 경쟁체제를 통해 야당이 변화하고 쇄신되고, 야권의 힘이 전체적으로 강해지고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앞으로 신당도 필요하면 만들 수 있다"고도 했다. 사실상 호남발(發) '신당론'의 불씨를 던진 셈이다.
이를 두고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대체적으로 신당 출현 가능성을 유력하게 점치며 불투명한 새정치연합의 앞날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천 의원 주도의 신당이 등장할 경우, 당장 내년 총선에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호남 지역 의원들은 '호남 민심 복원'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천 의원 스타일상 신당을 만들지 않겠느냐"며 "신당이 출현한다면 당으로선 엄청난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주 지역의 한 3선 의원도 "우리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대지진이 일어났고, 새정치의 뿌리가 뽑힌 것"이라며 "이 민심에 순응하고, (등돌린 민심을) 새정치연합으로 돌리기 위해선 획기적인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향후 야권은 문재인 대표가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야권 재편을 주도하느냐 아니면 천 의원이 중심이 된 신당이 출현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표가 이날 재보선 참패와 관련해 거취 표명없이 "다시 시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을 두고도 당내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면서 계파간 갈등으로 비화될 조짐도 엿보이고 있다.
비노 진영측에선 "아무런 감동도 없는 입장표명이다. 그냥 아무일 없이 넘어가자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고, 친노 진영측에선 "선거는 우리가 잘못해서 진 것이지만, 불법과 부패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책임은 책임대로 잘 따지겠다는 아주 잘 정리된 글이었다"고 말했다.
이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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