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겔 앙헬 캄포도니코 지음·21세기북스·1만6000원
지구상 우리나라 대척점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 산다. 1987년식 낡은 자동차 한 대와 1985년 구입한 텃밭 딸린 작은 집 한 채, 트랙터에 발을 잘려 절뚝이는 개 한마리가 재산의 전부다. 대통령 재임시절 받는 월급의 90%를 기부하고 나머지 10%로 살며 대통령궁을 노숙자에게 내주고 자신은 원래 살던 농가에서 출퇴근하고 화초 재배 일을 계속했던 대통령, 우루과이의 전 대통령 호세 알베르토 무히카 코르다노(80)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는 무히카 대통령에 대한 모든 것을 무히카의 육성으로 듣는 최초의 평전(1999년 출간)이다. 6개월에 걸친 인터뷰, 방대한 자료조사, 지속적인 개정을 거친 이 책은 초판 발행 후 우루과이에서만 24쇄를 거듭해 인쇄되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저자가 쓴 서문만으로도 무히카 대통령이 어떤 종류의 사람인지를 엿볼 수있다. 저자가 쓴 원고 일부를 보여주고 어떠냐고 묻자 "이 염병할 것(책)이 너무 좋아요!"라고 말하고 한 대사관의 리셉션에서 우연히 만났을 때는 저자에게 멀리서 손을 들었을 뿐 아니라 윙크까지 해주는 '이상하고', '전통파괴적인' 대통령이다.
그가 가진 개성은 아마도 험난한 그의 인생 여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무히카는 196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는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 지도자로 활동했고 당시 조직의 '로빈 후드'로 불렸다. 전투 중에 여섯 발의 총상을 입었으나 병원이 가까워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투옥된 뒤엔 수차례 탈옥을 시도하다 결국 붙잡혀 살인적인 고문을 받고 13년간 독방생활을 했다.
1985년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의 도움으로 석방된 뒤 그는 곧바로 민중참여운동(MPP)에 참여하고 게릴라 출신으론 처음으로 1994년 좌파 정치조직인 MPP를 대표해 하원의원이 됐다. 1999년 상원의원,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농축수산부 장관을 지냈고 급기야 2009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해 타바레 바스케스 대통령에 이어 40대 대통령(2010년 3월~2015년 3월)으로 재임하면서 두번째 좌파정부를 열었다.
책에는 남미의 민족해방운동이나 우루과이 정치사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다소 지루할 수도 있는 내용이 섞여 있다. 하지만 혁명, 사랑, 인생 등에 대해서 말하는 무히카 대통령에겐 철학자적인 면모, 더 나아가 성직자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다. 이는 가족도 몰랐던 오랜기간 동안의 도시 게릴라 활동, 책도 읽을 수 없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감옥 독방에서의 생활 등에서 '고독감'과 직면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깊이다.
예를 들어 무히카 대통령은 변절한 동지들에 대해서 "그들이 변절한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봤기 때문이지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했던 것입니다. "내 얼굴이 이렇게 초췌해졌군, 나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어"라고 말이지요. 그들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나약해진 겁니다. 이렇듯 솔직함이란 때로 아주 무서운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격정적인 동시에 지적인 순수함을 지니고 있습니다.(중략)나는 인생을 통해 참 여러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인간이란 동물이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때는 대가가 참 크다는 사실 같은 것 말입니다"라고 말한다.
또한 그는 "내 인생의 철학은 절제이다. 이것은 내핍과는 다르다. 나는 필요한 만큼 소비하고 낭비하지 않는다. 내가 무엇을 살 때 그것은 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돈을 벌기 위해 쓴 시간으로 사는 것이다. 시간을 아껴서 정말 좋아하는 일에 우리에게 힘이 되는 일에 써야 한다. 시간을 우리 자신을 위해 쓸 수 있을 때 나는 그것을 자유라고 부른다"면서 '내'가 아닌 '돈'을 중심에 뒀던 물신주의 적인 생각을 깨준다.
2012년 6월 유엔 지속가능한 발전 정상회의에서 무히카 대통령은 "우리는 이 세상을 발전시키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지구에 온 것입니다. 인생은 짧고 이내 눈앞에서 사라져버립니다"라면서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말한다. 그는 '발전'을 토론하러 모인 세계 지도자들에게 "무자비한 경쟁에 묶여 있는 경제시스템하에서 '우리 모두 함께'라는 말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우리의 형제애는 어디까지 이를 수 있습니까?"라며 돌직구를 날린다.
아울러 무히카 대통령은 젊은 시절 '혁명'을 꿈꿨던 이들에게, 현재도 꿈을 버리지 않고 좀 더 나은 사회와 다른 삶의 양식을 꿈꾸는 이들에게 "인생을 살면서 고통의 짐을 짊어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나 이 짐만 바라보며 살 필요는 없다. 그냥 앞을 향해 걸어가라. 우리가 기필코 지키고 사랑해야 할 만큼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므로"라며 위안의 말을 보내고 있다.
이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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