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 젊은 남녀가 밤새 데이트를 하면서 사랑을 고백할 수 있었던 날이 바로 정월 대보름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밤 10시부터 새벽 4시까지 한양 4대문 안의 통행을 금지하는 제도가 있었습니다. 밤 10시경 종각의 종이 28번 울리면 인정(人定)이라고 해서 통행이 금지됩니다.
새벽 4시가 되면 다시 종이 33번 울리면서 통행금지가 해제되는데 이것을 파루(罷漏)라고 합니다. 1년에 딱 두 번, 통행금지가 해제되는데 그 날이 바로 정월 대보름과 사월초파일이었습니다.
정월 대보름은 1년 중 세시풍속이 가장 많은 날로 그 중 상당수가 보름달과 관련된 풍속입니다. 그만큼 정월 대보름달은 우리 민족에게 중요하고 의미 있는 달이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새해의 첫 보름달을 보면서 자신과 가족, 그리고 마을과 국가의 안녕을 기원했던 풍속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이 날만큼은 나라에서도 통행금지를 해제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월 대보름의 세시 풍속 중 달과 관련된 것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요?
달과 관련된 풍속 중 첫 번째는 달을 보고 소원을 비는 ‘달맞이’입니다. 달맞이는 남보다 먼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앞 다투어 산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위정자는 임금과 국가의 안녕을, 농민은 풍년을, 처녀 총각은 좋은 배필을, 학생은 과거 급제를, 부모는 자녀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었을 것입니다.
‘달집태우기’는 보름달이 떠오를 때 솔가지와 나뭇더미로 만든 달집을 태우면서 노는 풍속으로 질병과 근심을 다 태워버리고 밝은 새해를 맞고자 하는 소망이 담겨져 있습니다. 불길의 높이로 마을끼리 경쟁하기도 했는데 달집이 고루 잘 타면 풍년이 온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보름달을 보며 점을 치는 풍속이 ‘달점’입니다. 달점은 달의 빛깔과 뜨는 위치, 뜨는 시간으로 한 해의 농사를 점칩니다. 달이 뜰 때 빛이 붉으면 가물고 희면 장마가 질 징조로 보았습니다. 또한 달이 남쪽으로 치우쳐 뜨면 해변에 풍년이 들고, 북쪽으로 치우쳐 뜨면 산촌에 풍년이 들 징조라고 해석했습니다. 달이 뜨는 시간도 해가 있을 때 뜨면 흉년이 들고, 해가 지고 뜨면 풍년이 든다고 보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해석은 과학적으로는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달은 높이 떠 있을 때보다 뜨거나 질 때 붉게 보입니다. 특히 지평선 근처에 안개가 있거나 습도가 높으면 더 붉게 보입니다. 또한 보름달이 뜨는 위치나 시간은 보름달이 얼마나 망(望 : 달이 지구를 기준으로 해의 정반대편에 있어서 가장 둥글게 보일 때)에 가깝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달이 같은 망(望)에 있다면 동지에서 멀어질수록 뜨는 위치가 남쪽으로 내려가고 뜨는 시간도 늦어집니다.
달을 통해 삼신을 몸으로 받는 ‘삼신달받기’ 역시 정월 대보름의 풍속입니다. 삼신은 아이의 출산과 양육을 맡은 신으로 삼신할매라고도 합니다. 달 모양의 변화주기(29.5일)가 여성의 월경주기와 비슷한 상징성 때문에 아이를 갖고 싶어 하는 여인들은 정월 대보름 밤에 은밀히 달받기를 했습니다. 달받기는 여인들이 보름달을 향해 호흡을 멈추고 치마폭으로 달의 기운을 받는 것입니다.
대보름 전날 수수깡을 갈라 그 속에 12개(윤년에는 13개)의 콩을 나란히 넣고 우물 속에 넣었다가 대보름날 새벽에 콩이 붙은 모양을 보고 일 년의 농사 운을 보는 ‘달불이’ 풍속도 있었습니다. 세 번째와 다섯 번째 콩이 불어 있으면 3월과 5월에 비가 많이 와서 농사에 도움이 된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
정월 대보름 밤, 달구경을 핑계 삼아 멋진 추억 만들어보기 바랍니다.
생활천문학 강좌가 3월부터 시작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페이스북에 친구 추천을 해 주시거나 메일 (byeldul@nate.com), 또는 네이버 블러그 http://blog.naver.com/byeldul 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이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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