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PTPP 가입 공론화 착수…농어업 영향 따져 추진 여부 결정

김성욱 기자

등록 2026-08-27 14:50

정부가 수출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안정을 위해 CPTPP 가입 가능성을 열어두고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에 착수한다.


구윤철 부총리, 제271차 대외경제장관회의 주재 자료사진 

정부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제273차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CPTPP 가입 관련 향후 대응방향'을 비롯한 4개 안건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국무조정실 등 관계부처 장·차관이 참석했다. 정부는 다자 통상과 신흥시장 경제협력을 함께 확대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핵심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다. 정부는 중견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핵심 공급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가입 여부를 둘러싼 의견 수렴과 공론화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는 가입 추진을 전제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CPTPP 참여가 국익과 민생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오는지 검토한 뒤 가입 추진 여부를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통상부도 이날 모두발언에서 "가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논의를 진행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논의는 가입을 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놓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CPTPP에는 현재 12개 회원국이 참여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중국 등을 포함한 11개 국가도 가입을 신청한 상태다. 정부는 자국 우선주의 확산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대응해 안정적인 교역망 확보 필요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시장개방에 따른 국내 산업의 부담은 가입 논의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경제적 효과와 업종별 파급 영향을 객관적으로 분석해 공개하고, 개방에 민감한 농·어업계의 우려와 현장 의견을 집중적으로 수렴하기로 했다.


가입을 추진하는 쪽으로 결론이 날 경우에는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를 대상으로 실효성 있는 국내 보완대책도 선제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과정에서 정부의 소통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비판 역시 이번 공론화 과정에 반영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정부가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먼저 듣겠습니다.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와 걱정도 있는 그대로 듣겠습니다"라며 현장 의견을 정책 과정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가입 신청과 실제 가입도 구분했다. 향후 가입 신청을 결정하더라도 곧바로 회원국이 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회원국들과 협상을 거쳐야 하며, 국내에서는 최종적으로 국회의 비준동의 절차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구 부총리는 CPTPP를 포함한 다자 통상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과의 경제협력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양자 중심의 경제협력을 지역·다자 차원으로 확장해 대외 경제망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오는 9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활용해 중앙아시아와 전략적 경제협력을 강화한다. 정부는 이 지역의 풍부한 자원과 유라시아 중심이라는 지리적 조건을 국내 기술·금융·정책 경험과 결합한다는 계획이다.


협력 분야는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과 AI·바이오 등 미래산업, 교통·물류 및 인재 양성을 포함한 협력 기반 구축 등 3개 축이다. 이를 통해 공급망 안정과 국내 기업의 수출·수주 확대를 구체적인 성과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도 확대한다. 재정경제부는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한국수출입은행과 공동으로 9월 8일부터 11일까지 제8차 한·아프리카 장관급 경제협력회의(KOAFEC)를 개최한다. 올해는 KOAFEC 출범 20주년이다.


정부는 아프리카 54개국이 참여하는 회의를 계기로 AI와 디지털 전환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협력 비전과 실행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개발협력을 통해 현지 성장 기반을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해외수주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영역이 기존 토목·건설 중심 인프라에서 친환경·스마트 인프라와 원전 등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정책금융과 고위급 수주외교를 집중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올해 해외수주는 중동 지역의 발주 지연 등으로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이에 연내 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은 핵심 프로젝트를 집중 관리하고 사업 발굴과 금융지원, 계약 이후까지 수주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 기업과 국민들이 세계 곳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대한민국의 경제영토를 지속적으로 넓혀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통상 네트워크 확대가 실제 수출과 해외수주 성과로 이어지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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