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성장펀드를 앞세워 지방기업 투자 확대와 지역 벤처생태계 조성에 나서며 지역 중심 경제구조 전환에 속도를 낸다.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에 참석해 지역 기업과 벤처투자 업계의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국민성장펀드를 중심으로 한 지역 금융지원 확대 방안을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근 취임한 전재수 부산광역시장도 함께 참석해 지방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간담회에는 금융위원회와 부산광역시를 비롯해 산업은행, 부산은행, 지역 벤처캐피털, 대한항공 등 지역 대표기업과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첨단산업 투자 확대와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금융 지원, 투자 환경 개선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위원장은 지방 산업현장에서 자금 공급 확대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보 비대칭과 생산시설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해 민간 자본이 지방으로 자연스럽게 유입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가 고착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달 대전에서 개최한 정책금융 현장 행사에서 약속한 대로 지방 기업이 더 낮은 금리와 더 높은 한도로 정책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연계한 지방 금융지원과 창업·보육 플랫폼 확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역 금융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도 제시했다.
이 위원장은 부산과 동남권이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과 항공 MRO 클러스터 등 우수한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첨단산업 대표기업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가 결합된다면 지역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민성장펀드의 지역 투자 비중을 전체 공급 규모의 40% 이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6개월 동안 전체 승인 자금 가운데 46.8%인 6조5천억원을 지방에 배정했으며, 향후 5년 동안 총 150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도 지역 투자를 핵심 원칙으로 삼을 예정이다.
특히 국민성장펀드 내에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해 지방기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한다. 정부는 매년 2천억원씩 5년간 모두 1조원을 조성해 지방기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지역전용리그는 이달 중 3개 안팎의 운용사를 선정한 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펀드 조성에 들어간다. 운용사는 결성 금액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이를 통해 지역 벤처생태계의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현재 국민성장펀드 승인 사업 21건 가운데 부산 기업이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부산이 미래형 운송수단과 방위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앞으로 추진될 2차 메가프로젝트인 '미래모빌리티 및 방산지원' 사업을 통해 부산 기업의 펀드 승인 사례가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지역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안도 이어졌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기업이 부산에서 창업하고 성장하며 투자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다시 뛰는 부산'의 출발점"이라며 중앙정부와 금융권의 지속적인 협력을 요청했다.
지역 벤처캐피털인 시리즈벤처스는 지방에는 자본을 공급할 운용사뿐 아니라 투자자와 기업이 교류할 공간도 부족하다며 접근성이 높은 도심 복합 인프라 조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 전용 세컨더리 펀드가 마련되면 지역 투자사의 재투자 여력이 확대돼 벤처투자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산에 사업 기반을 둔 대한항공은 항공운항 관제와 무인기, MRO 사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앞으로 항공 분야 피지컬 AI와 지능형 전장관리 운영체제 개발 등을 통해 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지역 대학 및 연구기관과 협력해 미래 항공 클러스터 조성에도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은 부산이 대규모 벤처펀드 조성과 창업 인프라 확충을 바탕으로 아시아 대표 벤처·창업 중심지로 성장하고 있다며 지역 금융기관과 협력해 지역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하며 "우리 경제를 지역 중심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역 첨단산업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벤처생태계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확대와 첨단기업의 자금 접근성 개선 등 현장의 의견을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방안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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