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가 시절에 만난 설난영 여사가 김문수의 생물학적 아내라면, 서울대 후배인 차명진 전 의원은 김문수의 사회적 배우자일 터이다. 사진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차명진 전 의원(오른쪽)이 돈독한 우애와 친분을 인증하는 모습. (사진 출처 : 차명진 페이스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선거 막판에 때늦은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김문수가 때늦은 뒷심을 발휘하게 된 데는 세 가지 주요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 번째 원인은 보수 언론이 공공연히 유포하는 사표론이다.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계륵 장군’에 비유하며 이 후보가 얄팍한 정치공학적 계산에 입각해 완주를 빙자한 깽판을 치고 있다는 식의 거친 언사마저 서슴지 않았다.
이준석을 겨냥한 일방적 매도와 폄하로 점철된 송평인의 동아일보 기명 논설은 “정몽준, 노무현을 버렸다”는 제목으로 지면에 떡하니 등장했던 2002년 제16대 대선 투표일의 저 악명 높은 조선일보 사설에 비견될 만큼 제도권 언론으로서 견지해야만 할 최소한의 공정성과 중립성조차 저버린 노골적인 선거 개입 시도였다. 2025년 최악의 신문 칼럼으로 박제돼야 마땅하다.
동아일보 간판급 논객의 궤변과 억지는 이준석 후보 스스로 제공한 두 번째 원인 덕분에 조용히 묻혀갈 듯하다. 이준석이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 사이의 마지막 텔레비전 생방송 토론회에서 회심의 승부수로 띄운 카드가 외려 거대한 역풍을 초래한 탓이다.
에펨코리아, 약칭 펨코에서 일부 젊은 남성 누리꾼뜰이 낄낄거리며 장난스럽게 떠든 내용을 이준석이 수많은 유권자들이 보고 있는 신성한 공론의 장으로 무리하게 가져온 이유는 충분히 짐작되고도 남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이준석 후보가 가장 잘 싸우고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측이 전개할 사표론 공세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였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했다. 이준석의 거칠고 성급한 승부수는 김문수가 더 적극적으로 사표론을 제기하는 구실이 되고 말았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고, 토론으로 주가를 올려온 이준석이 토론으로 말미암아 하한가를 쳤으니 이런 역설도 없다고 하겠다.
세 번째 원인은 검찰의 때아닌 부지런함이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부인인 김건희의 억대의 뇌물성 선물 수수 의혹을 검찰이 부지런히 파헤치면서 김건희가 아예 집밖에도 나오지 못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비교해 김건희는 몇 배의 왕성한 활동력을 자랑했다. 그는 마치 ‘심장이 두 개인 여인’ 같았다. 그 말 많고 탈 많은 김건희가 검찰 수사로 발목이 묶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 김문수는 크게 한숨을 돌린 셈이다.
상기한 바와 같은 제반 정황을 종합하면 김문수는 능동적으로 뒷심을 발휘하고 있지 않다. 수동적으로 뒷심을 발휘당하고 있을 뿐이다. 뒷심을 능동적으로 발휘하든 또는 수동적으로 발휘를 당하든 간에 관건은 김문수가 극적으로 집권할 확률이 아직은 미약하게나마 존재한다는 점에 있다. 그러므로 김문수 후보가 만에 하나 극적으로 집권에 성공한다면 구체적으로 누가 정권의 최고 실세 역할을 담당할지를 한 번쯤 예상해볼 필요가 있을 성싶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문수를 아스팔트 보수의 대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키운 정치인으로, 친위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몰락한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발탁한 대권 주자로 그려왔다. 매우 적확하고 합리적인 묘사이다.
그런데 전광훈도, 윤석열도 현실적으로 장외 인사다. 김문수에게 일상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곤란한 입장이다. 그렇다면 장내에서는 어떤 인물이 김문수 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세세하고 꼼꼼하게 통제하고 조율할까?
당연히 차명진 전 의원이다. 차명진은 김문수와는 남다르고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서울대학교 후배이자, 진짜 좌파 정당인 민중당을 함께했으며, 거의 비슷한 시기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른바 자유우파로 전향했다.
김문수와 차명진의 관계는 이승만과 이기붕의 관계에, 박정희와 차지철의 관계에, 전두환과 장세동의 관계에, 노태우와 박철언의 관계에, 김대중과 권노갑의 관계에, 김영삼과 김덕룡의 관계에, 노무현과 유시민의 관계에, 이명박과 이재오의 관계에, 박근혜와 김기춘의 관계에, 문재인과 양정철의 관계에, 윤석열과 고 장제원 전 의원의 관계에 버금가게 끈끈하고 농밀하다. 김문수의 생물학적 아내가 설난영 여사라면, 김문수의 사회적 배우자는 차명진 전 의원이라 표현해도 전연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진보진영에서는 차명진을 일개 저질 막말꾼이나 전형적인 극우 유튜버 정도로 치부·인식해왔다. 차명진이 저질 막말꾼이자 극우 유튜버인 건 맞다. 그러나 그는 김문수의 최고의 책사인 동시에 최강의 호위무사이기도 하다. 제갈공명과 돌쇠를 겸한 아주 희귀한 캐릭터인 셈이다.
문제는 김문수 후보의 복심이고 최측근인 차명진에게는 깊은 한이 있다는 것이다. 차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만약에 정권을 잡게 되면 이제껏 그를 핍박하고 냉대했던 인사들이 어떠한 처지에 놓일지 경고 반, 협박 반의 얘기를 주기적으로 해했다. 잘하면 집권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이 가시권에 포착되면 일단은 발톱을 감추는 기존의 통상적 문법과는 현저하게 다른 행태이다. 이는 차명진의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과 울분이 얼마나 커다랗고 단단한지를 웅변하는 뚜렷한 증좌일 터이다.
차명진은 진보에서 보수로 개심한 중요하고 결정적인 계기가 본인 결혼식에서의 씁쓸한 경험으로부터 기인했음을 공개적으로 털어놨다. 과거에 공적인 결단이 아니라 사적인 동기로 말미암아 이념을 바꾸고 노선을 갈아탔던 악에 받치고 독기 오른 나이든 야심가가 국가권력을 장악하게 되면 나라에는 필경 무시무시한 피바람이 몰아치기 마련이다. 서민적 풍모로 다소곳이 운전대를 잡은 김문수 뒤에는 희대의 풍운아 차명진이 때만 오기를 기다리며 험상궂고 살기등등한 표정으로 철퇴를 들고 서 있다는 생각이 과연 필자 혼자만의 근거 없는 상상이자 억측일까?
김문수가 6·3 대선에서 만일 운 좋게 승리하면 차명진은 마음껏 철퇴를 휘두를 기회를 마침내 잡게 된다. 차명진이 오랫동안 쌓인 한을 신나게 풀 수 있을지는 며칠 후면 명백하게 판가름이 날 예정이다. 차명진 전 의원이 필자 같은 속칭 쩌리들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일이 어쩌면 다행일지 모른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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