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같은 전문직들을 악마화하면 결국은 평범만 민중이 고통을 당하기 마련이다. 이미지는 윤석열 집권기에 빚어진 의료대란 사태의 전개 과정을 서술한 책인 「가운 혁명」의 책표지현직 대통령으로선 최초로 내란수괴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이 한밤의 쿠데타를 일으킨 지도 벌써 넉 달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가 박물대에서 먼지가 풀풀 쌓여가고 있던 비상계엄령을 꺼내어 무리하게 선포한 정확한 동기와 목적은 여전히 짙은 장막에 휩싸여 있다. 워낙 시대착오적 행위였기 때문이다.
윤석열의 12·3 계엄령을 둘러싼 다양한 수수께끼들 가운데에는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박안수 명의로 발표된 포고령 제5항도 당연히 포함돼 있다. 해당 힝목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5. 전공의를 비롯하여 파업 중이거나 의료현장을 이탈한 모든 의료인은 48시간 내 본업에 복귀하여 충실히 근무하고 위반시는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
‘처단’을 동일한 의미를 지닌 다른 두 글자로 옮기면 ‘사형’이다. 평범한 일반 대중의 한 명인 필자는 한국사회의 대표적 고소득 직종인 의사들에 대해 평소 그리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음은 물론이다. 국민들을 상대로 특정 직업에 관한 호감과 비호감을 가르는 여론조사를 실시한다면 호감도의 가장 윗자리는 소방관과 집배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차지하고 있으리라. 제일 하단에는 정치인과 판검사, 그리고 목사와 의사가 포진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나는 의사들이 당장에 처단돼야만 할 만큼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욱이 정부가 밀어붙인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발해 병원과 학교를 벗어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사회 혼란을 조장하는 반국가세력이라고는 더더욱 여기지 않는다. 의사들은 우리 사회에서 보수층의 저변을 전통적으로 단단하게 형성해왔기 때문이다.
사회비평가이자 파워 인플루언서인 김달현이 집필하고 도서출판 새빛에서 출간한 「가운 혁명」은 통상 견결한 보수주의자이기 마련일 의사들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윤석열 정권과 정면으로 충돌해온 지난 1년의 과정을 냉정과 열정 사이를 균형 있게 오가는 시선과 문체로 생생하게 기록하고 있다.
「가운 혁명」의 부제는 「의료 계엄에 저항한 의사들의 1년」이다. 가운 혁명이 어째서 윤석열이 키운 혁명인지 그 원인과 배경이 제목만으로도 단순명쾌하고 함축적으로 제시된 셈이다.
윤석열은 물론이고 그의 추종자들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계엄령을 계몽령으로 호도·강변해왔다. 그들은 손가락으로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고 우기는 파렴치한 지록위마 행각의 가히 끝판왕이었다. 저자는 윤석열 정부가 의료 개혁을 빙자해 실제로는 의료 계엄을 강행해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개혁은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의견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 진행하는 작업이다. 저자인 김달현은 윤석열 정부가 의사들과의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에 별다른 관심과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책의 저자는 정부가 젊은 의사들을 향해 공권력을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데만 여념이 없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윤 정부의 이러한 강경일변도 대응은 서울 서부지법에 난입해 법원의 시설과 집기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한 폭도들에게 보여준 터무니없을 만큼 관대하고 온정적인 태도와는 너무나 대조적 반응이었다.
저자는 윤석열 정부와의 싸움에 나선 의사들의 행동을 ‘가운 혁명’으로 규정하며 젊은 의사들이 국가권력의 폭압적이고 부조리한 정책에 맞서서 어떠한 물리적 폭력도 사용하지 않았던 사실을 높이 평가했다. 의사이기 이전에 피 끓는 청년들일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절제력과 자제심에 보내는 극찬이었다.
전문가가 과도한 기득권을 누리고 있다면 당연히 개혁의 대상이 돼야만 한다. 그러나 개혁이 지속가능하게 성공하려면 전문가들을 개혁의 장애물이나 방해꾼으로만 간주해서는 곤란하다. 그들을 개혁의 당당한 주체이자 어였한 동반자로 반드시 끌어들여야만 한다. 유능하고 실력 있는 전문가들을 무조건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면 나라에 어떤 참담하고 비극적인 사태가 벌어지는지는 무식하고 무책임한 철부지 홍위병들의 난동과 폭주로 점철됐던 모택동 시절의 중국의 문화대혁명 사태가 적나라하게 증명하는 터이다.
특정한 병원이 망하면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된다. 그렇지만 국가의 의료 시스템이 통째로 붕괴하면 나라 전체가 그야말로 생지옥으로 변하고 만다. 지금은 응급실을 골든타임 내에 찾지 못한 중환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고, 아기를 안전하게 분만할 수 있는 병원에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만삭의 산모가 불행히도 숨을 거뒀다는 슬픈 소식이 수시로 전해지는 상황이다.
의사는 아픈 환자의 손을 뿌리치면 안 된다. 그와 마찬가지로 병원과 학교를 떠났다는 이유로 모질게 박해받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이제는 국가가 안아야 할 때이다. 의대 정원과 관련된 논쟁과 시비의 최종 정답은 그다음에 도출해도 늦지 않다.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에 대해 본능적 반감을 품어온 필자 같은 사람조차 그러한 결론에 도달했음을 정부당국의 정책 결정권자들은 하루빨리 깨닫길 바란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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