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앞에 제3의 힘이 있었다
안철수는 몰락했지만 안철수의 힘에 담긴 전략과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미지는 강준만 교수의 2012년 작인 「안철수의 힘」의 표지한국정치에서 ‘힘’ 시리즈의 원조는 「제3의 힘」이었다. ‘내란의 힘’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범국민적 지탄과 빈축의 대상이 돼버린 국민의힘은 짝퉁이고 아류이며 모조품일 뿐이었다.
제3의 힘은 학생운동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들이 주축이 되어 세기말의 우울하고 비관적인 분위기가 물씬하던 1999년 가을에 결성되었다. 그즈음 386 세대의 선두주자로 각광 받던 사람들이 창립회원으로 대거 가입했는데, 이들은 얼마 후 당시의 집권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과 제1야당인 한나라당으로 각각 나뉘어 정계에 입문해 현재까지 우리나라 제도정치권의 주류로 군림하고 있다.
임수경 전 의원이 광주 5·18 민중항쟁 전야제 행사가 끝난 다음 내로라하는 옛 학생운동 스타들이 광주의 한 가라오케 주점에서 질펀하게 술판을 벌였다고 폭로한 글을 올린 곳이 하필이면 제3의 힘 누리집이었다. 임수경의 폭로를 계기로 제3의 힘은 사실상 활동을 종료했다. 이 사건은 86 세대 최악의 흑역사로 남아 오늘날까지도 수시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제3의 힘은 망했지만 제3의 힘에 발을 걸쳤던 인사들은 승승장구한 셈이다.
그로부터 10여 년이 흘러 2012년의 제18대 대통령 선거 국면을 맞이해 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가 「안철수의 힘」이라는 제목의 단행본을 출간했다.
강준만은 당대의 문제작인 「김대중 죽이기」와 「노무현과 국민사기극」을 잇달아 집필하며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가 차례로 탄생·출현할 수 있는 철학적 토대와 이념적 명분을 제공한 당사자였다. 그는 새천년민주당 분당으로 시작해 열린우리당 창당을 거쳐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과 복귀로 이어지는 근본 없고 막장스러운 정치적 난맥상에 환멸과 염증을 느끼고 현실정치와 관련된 언급을 한동안 자제해온 터였다.
정권 창출을 한 번도 아닌 두 번씩이나 이뤄낸 진짜 킹메이커 강준만이 대한민국을 열광과 환호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안철수 현상’의 주인공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권 도전을 주제로 하는 야심한 신간을 내놨으니 세간의 이목이 책에 일제히 쏠릴 수밖에 없었다.
「안철수의 힘」은 그야말로 장안의 지가를 천정부지로 올렸던 시사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처럼 지금은 대중의 뇌리에서 철저히 잊힌 흘러간 창작물이 되고 말았다. 이는 정치인으로 변신한 안철수가 특유의 간 보기 행태와 고질적인 철수 정치를 남발하며 꾸준히 쇠락한 탓이 컸다.
킹메이커 강준만이 꿈꿨던 안철수와 손학규 공동정부
그러나 「안철수에 힘」에 핍진하게 담긴 강준만의 절박한 문제의식은 현직 대통령 윤석열이 강용석과 고성국, 민경욱과 이봉규 부류의 극우 저질 상업주의 유튜버들이 퍼뜨리는 사악하고 엽기적인 가짜 뉴스와 음모론에 구제 불능으로 중독된 나머지 시대착오적이다 못해 아예 패륜적이기까지 한 친위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상황에서 오히려 더더욱 곱씹을 만한 가치를 가진 중요한 메시지로 읽힐 수가 있다.
「안철수의 힘」은 「2012 시대정신은 증오의 종언이다」를 부제로 삼고 있다. 증오의 완전 종식이 어디 2012년 만의 시대정신이자 대다수 평범하고 상식적인 민중의 간절한 염원이겠는가? 정치보복을 공공연한 목표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에만 골몰하다가 정권을 상실했다. 문재인을 뒤이어 대통령에 당선된 윤석열은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을 구실로 군을 거의 반세기 만에 정치에 무도하게 개입시켰다.
문재인은 청와대에서 야당을 겨냥한 증오의 정치로 점철된 5년을 보내다 정권 재창출에 실패하고서 고향인 양산으로 내려갔고, 윤석열은 이준석과 이재명과 한동훈 같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 자신의 정적들을 겨냥한 증오의 칼춤을 용산 대통령실을 무대로 취임 이래 2년 7개월 동안 미친 듯이 추다가 이제 본인은 물론 배우자인 김건희마저 감옥행을 사실상 예약해놓은 상태이다.
내란수괴 윤석열과 한남동 이멜다 김건희가 앞으로 옥중에서 몇 가마니의 콩밥을 먹어야만 다시금 자유로운 몸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소식하기로 유명한 김건희의 경우 최소한 서른 가마니 정도의 분량에 해당하는 콩밥을 감옥에서 무탈하게 소화하면 명일동 친정집으로 운 좋게 돌아올 수 있을까? 내외 모두가 오만해도 너무나 오만했고, 멍청해도 지나치게 멍청했다.
「안철수의 힘」으로 다시 돌아가자. 강준만은 책에서 안철수와 손학규의 통 큰 제휴를 간곡하게 제안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뜯어보면 손학규가 안철수를 대통령 후보로 밀어주고, 안철수는 여기에 호응해 손학규와 실질적인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게 강준만 주장하는 내용의 요지이고 골자였다. 유신의 딸이란 태생적 한계에 갇힌 박근혜와, 노무현의 비서실장 출신이라는 점을 빼놓으면 별다른 경쟁력이 없던 문재인 사이에서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표류하던 광범위한 중도층 민심이 안철수-손학규 연합 구상에 솔깃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건 매우 당연한 일이었다.
안철수는 정치 초보자인 게 걸림돌이었다. 손학규는 대중적 지지기반이 취약한 것이 흠이었다. 따라서 신구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이 전략적으로 힘을 합치면 증오와 복수의 두 바퀴로 굴러가는 박근혜와 문재인의 살벌하고 망국적인 양자 대결 구도를 마침내 깨뜨리고 집권까지 너끈히 바라볼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신속히 만들어낼 수 있었다. (③회에 계속됨…)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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