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규 지음, 공희준 엮음의 신간 정치 대담집 「보수의 종말은」 공적인 의무와 사적인 욕망을 구분하지 못해 정권의 종말과 국가의 종말을 차례차례 자초한 지난 10년간의 보수 정치세력의 부끄러운 발자취를 기록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용산 대통령실 인적 쇄신 요구를 보란 듯이 일축·거부했다. 익명의 용산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에 의하면 윤석열 라인은 있어도 김건희 라인은 없다고 한다. 해당 관계자는 정진석 비서실장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높고, 정 실장의 이러한 궤변 섞인 해명은 윤석열 대통령의 결재는 물론이고 김건희 여사와의 조율 과정까지 마친 발언일 개연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로써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이른바 윤한 갈등은 루비콘강을 건넌 것도 모자라 급기야 요단강마저 건너고 말았다. 친윤석열계와 친한동훈계로의 여권의 분열은 이제 시간문제를 지나 최종적 초읽기 단계에 접어든 셈이다.
윤석열은 김건희의 종말을 막기 위해서라면 보수의 종말조차 불사하겠다는 태세이다. 보수의 존속과 운명에 별다른 관심과 애정이 없었던 검증 안 된 외부 인사를 목전의 정권탈환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성급히 강화도령으로 맞아들인 일은 남한 보수의 치명적 패착으로 두고두고 기록될 전망이다.
현재의 한국 보수 세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겪었던 보수의 대멸종만은 무슨 수단과 방법을 써서든 막겠다는 일념으로 가득 찬 상태다. 김건희의 종말만은 어떻게든 막으려는 윤석열 개인의 욕망과 보수의 종말만은 무조건 막아야만 한다는 주류 보수 진영의 집단의지는 한 가지 대목에서 음습하고 무책임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반도의 종말이 김건희의 종말보다, 보수의 종말보다 차라리 낫겠다는 암묵적 합의가 그것이다.
필자는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의 노선과 거의 비슷하게 강경 극우 성향을 견지하고 있는 어느 지인과의 대화에서 무척이나 뜨악한 사실을 발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그 잔존 지지층이 소위 북한 급변 사태가 발생하리라고 철석같이 확신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북한 급변 사태가 윤석열 정권이 작금에 직면한 총체적 난국에 일거에 마침표를 찍어줄 것이라고 윤 대통령의 잔류 지지자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는 기색이었다. 기대와 희망으로 불려야 마땅할 그와 같은 확신을 윤 대통령 또한 공유하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문제는 윤석열과 그 잔존 지지자들이 북한 급변 사태가 외부에서 인위적으로 촉발·시작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0월 11일 남한에서 날려 보낸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비행하며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모습이 담긴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사진을 공개했다. 우리 측은 처음에는 이 무인기, 곧 드론이 북한이 띄운 항공기라 설명하며 북측의 자작극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며칠새 논조가 조금씩 바뀌더니 남한 땅에서 이륙한 비행체일 수도 있음을 우리나라 국방부가 마침내 은연중에 시인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등학교 동창생들이 국방장관과 경호처장 등의 군부 요직을 차지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윤 정권이 군사쿠데타를 획책하고 있다는 야당의 주장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다. 한강 작가가 전 세계인이 동경하는 노벨 문학상까지 수상한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의 BTS와 뉴진스의 나라에서 휴전선에 배치된 탱크가 한강 다리를 굉음을 울리며 건너와 국회의사당을 점령하고, 총구에 착검까지 완료한 공수부대원들이 전국 주요 대학들의 교정을 장악하는 반민주적이고 반헌법적인 폭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금은 1980년이 아닌 2024년이기 때문이다.
반면, 윤석열 정권과 보수 진영이 남북관계를 의도적으로 악화시켜 집권세력의 무능과 오만과 불통에 분노한 민심을 엉뚱한 방향으로 호도하려 시도할 확률은 객관적으로 대단히 큰 상황이다. 조선일보가 중동 전역을 전쟁의 참화 속으로 무모하게 몰아넣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휴 이스라엘 총리를 최근 들어 대한민국 정치권이 본받아야만 할 강력하고 바람직한 지도력의 소유자로 연일 추켜올리는 속셈이 무엇 때문이겠는가?
이는 부패 혐의로 권좌에서 머잖아 쫓겨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단 네타냐후가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란을 상대로 차례로 확전에 나섬으로써 정권 유지에 성공한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윤석열 정권을 향해 노골적으로 부추기는 행각이라 하겠다. 언론이 해도 될 일이 있고,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이 있다. 조선일보는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을 파렴치할 정도로 너무나 태연히 저지르는 중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정치인과 위정자가 해야 할 이 일이 있고, 결코 해서는 안 될 짓이 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절대 해서는 안 될 짓거리의 단연 첫머리에 오는 행동은 특정 정권의 권력 기반 강화를 목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국무총리 두 사람이 여태껏 별의별 비판을 다 들어왔지만, 탄핵 정국의 국면 전환을 꾀하고자 남북한 사이의 군사적 충돌을 고의로 유도했다는 몹쓸 소리만은 아직 듣지 않았다. 박근혜와 황교안이 최악의 정치인이기는 했어도, 극악한 정치인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가능한 까닭이다.
박근혜도 차마 넘지 않았고, 황교안도 감히 넘보지 않았던 선을 윤석열과 그의 잔존 지지층은 김건희의 종말을 막고자, 주류 보수 세력은 보수의 종말을 막으려 바야흐로 넘으려 하고 있다. 한반도의 종말을 부를 수도 있는 지극히 위험한 불장난을 저들은 서슴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김건희의 종말은 윤석열을 불행하게 할 뿐이다. 보수의 종말은 국민의힘과 조선일보를 불행하게 만들 따름이다. 반면, 한반도의 종말은 8천만 한민족 전체를 불행의 나락으로 이끌기 마련이다. 이제 우리는 과연 누구를 행복하게 하고, 누구를 종말로 나아가게 하는 선택을 해야만 할까? 정답은 이미 자명하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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