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감청 폭로의 주체는 북한 노동신문이 아니다
미국 CIA의 용산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 사건에서 윤석열 정부는 미국이 까나리액젓을 주라고 마시면 콜라 마실 때 표정을 지으며 마셔야 할 만큼 시종일관 굴종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지는 도감청 사태를 보도한 MBN 뉴스 화면 갈무리)
「1박 2일」은 KBS 한국방송의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런저런 불미스러운 사건들과 여러 가지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10년을 훌쩍 넘게 장수해왔다. 필자는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을 만큼 먹은 후에는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을 웬만해서는 시청하지 않은 터라 「1박 2일」의 명장면을 겨우 몇 개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그중에서 특히 인상적 광경이 한 가지 있었다. 복불복 게임이라고 하여 액체 상태의 외양만 살피면 똑같이 생긴 콜라와 까나리액젓 가운데 하나를 출연진이 마셔야만 하는 꼭지였다. 달고 시원한 콜라가 당첨된 사람은 실내에서 편안하게 잠을 자고, 짜고 시큼한 까나리액젓이 걸린 인물은 춥든 덥든, 바람이 세차게 불든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든 기상조건에 상관없이 불편한 야외취침을 감수해야 하는 매우 짓궂은 놀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그랬더랬다.
하루는 출연진 전원이 콜라를 마셨다. 연출진이 실수로 탁자 위에 콜라만 올려놓은 덕분이었을까? 곧 기상천외한 전모가 드러났다. 까나리액젓을 음용한 출연자가 콜라를 흡입한 것처럼 능청스럽게 연기했던 것이다. 나는 그 대목을 텔레비전으로 구경한 순간 연예인은 정말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 하며 무릎을 치면서 감탄했었다.
필자가 뜬금없이 왜 예능 프로그램을 이야기를 꺼냈느냐? 미국 중앙정보국 CIA가 한국의 고위 외교안보정책 관료들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은밀하게 논의하는 내용들을 장기간 도감청해왔다는 뉴욕타임스 등 미국 유수 언론의 폭로성 기사에 대한 윤석열 정권과 집권 국민의힘의 반응이 까나리액젓을 먹었음에도 짐짓 콜라를 마신 것처럼 억지로 표정을 꾸미던 「1박 2일」의 출연자를 연상시킨 연유에서였다.
용산 대통령실의 참모들과 국민의힘의 친윤석열계 국회의원들은 이번 폭로를 친북좌경 불순분자의 책동이 개입된 소행으로 몰아가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들의 안간힘은 헛심으로 끝날 게 확실하다. 철통같은 보안 유지가 생명일 우리나라 용산 대통령실의 민감한 국가기밀 관리 실태가 허술해도 너무나 허술했음을, 부실해도 지독히 부실했음을 앞장서서 전 세계에 밝힌 언론매체가 북한의 노동신문이 아니라 미국의 뉴욕타임스였던 탓이다. 남북한 간의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북한이 그새 미국과의 핫라인이라도 구축했다는 말인가?
미합중국의 내로라하는 언론사들이 그 존재를 세상에 까발린 미 국방부의 비밀정보보고서가 정확히 어떤 경로를 통해 밖으로 유출됐는지는 아직껏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고 있다. CIA가 수집해 정리한 각종 첩보에 근거에 작성됐을 문제의 보고서에는 한국이 폴란드를 거쳐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분량의 포탄을 지원할 계획이라는 지극히 민감한 정보까지 담겼다고 한다.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가는 얘기가 미국 정보기관들로 사실상 생중계되어온 셈이다.
더군다나 미 행정부 관계자가 해당 문건이 미국에서 정식으로 사용하는 공문서 양식을 갖추고 있는 문서임을 결국에는 인정했다는 후속 보도마저 외신으로 속속 전해지고 있다. 다른 모든 나라들은 우리나라가 들이킨 시커먼 용액이 까나리액젓이라고 가리키건만, 한국의 윤석열 정부만이 콜라를 마셨다고 기를 쓰고 우겨대는 양상이다. ‘K-지록위마’의 탄생이랄 수도 있겠다.
용산 대통령실은 조세형에게 털린 부잣집 닮아
윤석열 정부가 입속으로 삼킨 액체가 콜라인지, 까나리액젓인지 확인하는 방법은 쉽고 간단하다. 누군가가 와서 입냄새를 맡아보면 된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한사코 입을 꾹 다문 채 생뚱맞게 북한을 지목하고 있다. 야당을 원망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의 견강부회하는 아전인수식 논법을 곧이곧대로 따르자면 동맹국을 대상으로 불법적 도청과 감청을 일삼은 미국은 잘못이 없다.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허겁지겁 졸속 이전을 강행한 윤석열 정부의 책임도 물론 아니다. 언론의 선동이 주범이고, 유튜브 공간의 가짜 뉴스가 원인이다.
현재는 한낱 늙은 좀도둑으로 전락한 대도 조세형이 의인 행세를 하며 서울시내의 이름난 부잣집들을 한창 털고 다닐 때 그의 범죄행각에는 범상치 않은 특이점이 있었다. 훔친 도둑도 있고, 압수된 장물도 있는데, 도둑에게 다량의 현금과 값비싼 귀중품을 털린 피해자만 없었다. 절도 피해자들이 부정한 수단으로 부를 쌓아온 사실이 세간에 공개될까 봐 두려워 다들 쉬쉬했던 것이다.
작금의 도감청 사태도 맥락은 마찬가지이다. 타국의 중요한 국가기밀을 함부로 도청하고 감청한 나라도 있고, 도감청된 국가기밀에 기초해 기안된 문건도 있는데, 정작 도감청을 당한 국가는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았다며 짐짓 웃는 얼굴로 시치미를 뚝 떼고서 너스레를 떨고 있다. 한껏 너스레를 떨고 있는 윤석열 정권 고관대작들의 모습에서 나는 가왕 조용필이 왕년에 불렀던 노래 「그 겨울의 찻집」의 가사 한 소절이 문득 떠올랐다.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지지율 때문에, 암울해질 대로 암울해진 내년 총선 전망 때문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여도 국민들이 더는 믿지 않을 지경으로 신뢰와 권위를 깡그리 상실한 윤석열 대통령의 민심에 전연 먹히지 않는 말발 때문에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날 정부여당 인사들의 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웃으면서 울 수 있었던 지금이 나중에 곰곰이 반추해보면 그나마 즐겁고 행복했던 호시절로 여러분들에게는 기억될 테니….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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