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본인은 ‘내로남불’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큰 웃음을 주었다. (SBS-TV 뉴스 캡처)크라수스가 소년기에서 청년기로 넘어갈 즈음에 마리우스가 주도하는 민중파 세력이 반란을 일으켜 정권을 탈취했다.
우리가 고대 그리스나 로마의 역사를 살펴볼 때 각별히 유의해야만 할 부분이 있다. 민중파를 진짜로 헐벗고 가난한 기층의 인민대중으로 생각하지 말아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로마 시대 민중파의 실제적 지위는 현대의 남한사회에 빗대자면 공무원들이나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들처럼 생계가 안정된 상위 20퍼센트에 해당하는 유복한 중산계급에 가까웠다. 이를테면 좌파는 좌파인데 먹고살 걱정이 없는, 등 따시고 배부른 부유한 강남좌파였다.
민중파의 주적은 그들보다 사회적 신분이 높은 귀족층이었고, 부친이 이베리아 반도 지역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크라수스는 자연스럽게 귀족파의 구성원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와 형이 민중파에게 붙잡혀 끔찍하게 살해당하는 참상을 목격한 크라수스는 로마로부터 거리가 멀면서도 어렸을 때 현지에서 거주했던 경험으로 말미암아 믿을 만한 지인들이 아직도 여럿 살고 있을 지금의 스페인 땅으로 황급히 몸을 피했다.
크라수스는 혈혈단신으로 도주하지 않았다. 그는 3명의 친구와 10명의 하인을 데리고 피난길을 떠났다. 크라수스를 포함한 14명의 도망자들에게 구원의 손길을 기꺼이 내어준 은인은 비비우스 파키아쿠스였다. 아마도 생전의 크라수스 부친의 직장 동료였을 파키아쿠스는 민중파로 분류된 모양인지 마리우스와 킨나가 이끄는 민중파가 자행한 피비린내 진동하는 학살의 광풍이 몰아치는 와중에도 별다른 위해를 입지 않고 있었다. 그는 크라수스 일행이 해안가와 인접한 외딴 동굴에서 투명인간처럼 지내는 조건으로 14명의 불청객들에게 식량을 제공했다.
파키아쿠스는 크라수스에게 먹거리만 대준 게 아니었다. 그는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정보를 전해줄 전령 역할을 담당할 두 명의 미모의 여자 노예들까지 크라수스에게 붙여주었다. 크라수스는 이 독특하고 아리따운 메신저들 덕분에 마음의 궁금증과 동시에 육체의 갈증마저 풀 수 있었다. 당시는 인권이라는 개념이, 특히나 여성인권이라는 관념은 아예 존재하지조차 않았던 시대였다. 크라수스는 인간의 세 가지 동물적 욕망인 식욕과 수면욕과 성욕을 두루 충분히 해결해가며 동굴에서 8개월 동안 칩거생활을 이어갔다.
루키우스 코르넬리우스 킨나는 마리우스를 뒤이어 민중파의 영수로 등극한 정치인이었다. 마리우스의 아들은 아버지의 자리를 물려받기에는 경륜과 식견이 여전히 부족했다. 킨나는 후세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장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딸 코르넬리아가 카이사르에게 시집을 갔던 것이다.
킨나가 죽었다는 소식은 크라수스가 인간의 3대 사회적 욕구일 권력욕과 명예욕과 금전욕을 신나게 충족시킬 수 있는 길을 드디어 활짝 열어놓았다. 크라수스는 즉각 은신처를 뛰쳐나와 민중파 타도 투쟁에 동참할 동지들을 규합해 무려 2천 5백 명의 동조자들을 집결시켰다. 크라수스의 무리는 중간에 말라카를 약탈했는데, 크라수스는 도시를 약탈한 게 아니라 해방시킨 것이라고 끝까지 박박 우겼다.
그는 이베리아에서는 더는 볼 장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무리들을 인솔해 지중해 반대편의 리비아로 배를 타고 건너가 메텔루스 피우스와 힘을 합쳤다가, 그와 곧 결별하고서 술라의 휘하에 들어갔다. 술라가 유능한 청년 인재들을 대대적으로 찾고 있다는 소문을 들은 이유에서였다. 실상, 이 무렵에는 이미 술라가 대세였다.
술라는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술라는 그를 찾아온 젊은 피들을 서로 치열하게 경쟁시켜 옥석을 구분했다. 크라수스는 빈틈없는 성격의 술라를 띄엄띄엄 본 까닭에 자기에게도 경호대를 붙여 달라고 요구했다가 두목으로부터 된통 면박을 당했다. 술라는 스탈린 뺨치게 시도 때도 없이 숙청을 즐겼다. 그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겼다. 이토록 잔인한 술라가 면전에서 망신만 주는 수준에서 크라수스에 대한 책임 추궁을 멈췄다는 건 그가 크라수스의 재능과 역량을 일찌감치 알아챘다는 뜻이다. 크라수스는 술라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스스로의 힘만으로 엄청난 숫자의 병력을 끌어 모으는 데 성공했다.
크라수스는 이 시기에 그의 평생의 라이벌이 될 그나이우스 폼페이우스 마그누스, 즉 폼페이우스를 만났다. 크라수스와 폼페이우스 전부 ‘술라 엔터테인먼트’의 일종의 연습생 출신이었던 셈이다.
폼페이우스는 크라수스와 견주어 9살 연하의 애송이였다. 게다가 청백리로서 명성이 자자했던 크라수스의 선친과 달리 폼페이우스의 아버지는 가렴주구를 일삼는 부정부패한 탐관오리로 악명이 높았다. 그럼에도 술라의 선택은 크라수스가 아닌 폼페이우스 쪽으로 확연히 기울고 있었다. 능력과 도덕성의 측면 모두에서 폼페이우스가 크라수스를 압도했던 탓이다.
크라수스가 폼페이우스에 대해 누리는 비교우위 항목이 하나 있다면 한번 손에 들어온 재물을 결코 놓치지 않는다는 물욕뿐이었다. 가령 귀족파가 이탈리아 중부의 움브리아 지방에 위치해 있는 투데르 시를 장악하자 공들여 획득한 전리품의 대부분은 크라수스의 소유물이 되었다. 술라가 그가 발탁한 문하생들 중 오직 폼페이우스에게만 임페라토르(Imperator)라는 영광스러운 칭호를 수여한 조치는 따라서 너무나 지당한 결정이었다. 임페라토르는 천하무적으로 이름난 의로운 장수를 뜻하는 라틴어 단어였다.
여기에서 더 이상 밀렸다가는 술라가 기획‧연출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경쟁무대에서 완전히 탈락할지도 모른다는 엄중한 위기의식의 발로였을까? 심기일전한 크라수스는 술라가 민중파를 상대로 로마 근교에서 벌인 최후의 결전에서 발군의 활약을 선보이며 술라와 그의 군대를 위기에서 극적으로 구해냈다.
일단 고비를 넘기자 크라수스는 종전의 지저분한 모습으로 이내 되돌아갔다. 그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사람들로부터 거액의 성금을 모금한 후에 그 돈으로 땅을 샀다. 물론 자신의 명의로 등기될 땅이었다. 그는 이탈리아 반도 남부에 소재한 브루티움에서는 어느 사내를 임의로 처단한 다음 죽은 남자의 재산을 가로챘다. 이 사건은 술라의 심기를 크게 거스르는 일이 되고 만다. 왜냐면 살생부를 작성하는 권한은 오로지 술라에게만 있었던 연유에서였다. 이후 술라는 크라수스에게 그 어떤 공적 지위도 허락하지 않았다.
술라가 부과한 징계와 제재는 크라수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크라수스는 아부의 달인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에게 아부를 잘하는 만큼이나 다름 사람의 아첨에도 쉽사리 넘어갔다고 한다. 그런 크라수스에게도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의 편리하고 이중적인 잣대는 예외 없이 작동했으니, 그가 진심으로 제일 미워하는 인간은 욕심 많은 자들이었다. 크라수스에게 나의 탐욕은 착한 탐욕이었고, 남의 탐욕은 나쁜 탐욕이었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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