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최강국 도약이라는 에너지 정책 기조를 표방한 가운데 환경운동연합은 “사고 위험을 높이는 원전 확대를 중단하고 고준위핵폐기물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서면의견을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사진=지난 해 12월 탈핵대선연대 출범식의 한 장면)
새 정부는 원전의 추가 건설과 수명연장을 통해 원전 활용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저장시설이 포화 상태에 이른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와 원전밀집화로 인한 사고 위험에 대한 대책은 유명무실하다. 환경운동연합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서면의견을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수립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유지하되 원전을 확대하고 재생에너지 목표는 하향 조정할 전망이다.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을 추진해 원전 산업계 일감을 창출하는 한편 수출과 기술개발을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정부는 이런 정책 기조를 담은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한 공청회를 21일 개최할 예정이다.
원전 산업계가 누릴 이익은 극대화되는 반면 환경운동연합은 원전 확대로 악화될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와 사고 위험에 대한 대책은 소홀하다고 지적했다. 포화 상태인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지만 새 정부는 특별법 마련과 전담조직 신설과 같은 형식적 방안만 제시했다. 고리원전 2~4호기의 사용후핵연료 포화율은 95%에 이르렀고 포화 월성원전의 경우 사용후핵연료가 포화돼 조밀건식저장시설을 추가 건설하는 실정이다. 원전을 추가 건설하고 기존 원전을 수명연장한다면 고준위핵폐기물의 포화는 더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운동연합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원전은 녹색이 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어제 유럽연합 의회에서 원전과 천연가스를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키는 집행위원회 안에 대한 반대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원전 포함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당초 안에서도 사용후핵연료 폐기물 영구처분장 확보를 포함한 엄격한 기준으로 제시한 만큼 국내 원전이 이 기준에 부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는 화력발전을 대체하는 대신 재생에너지 목표의 하향 조정으로 이어져 재생에너지 목표를 상향하는 세계 추세와 역행할 것으로 우려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유럽연합은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를 선택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달 2030년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기존 32%에서 45%로 상향하고 3,000억 유로를 투자하겠다는 새로운 정책(REPowerEU)을 발표한 바 있다.
반면 윤석열 정부의 원전 확대는 화석연료 감축 효과는 없고 재생에너지 보급을 늦추는 방향으로 제시됐다.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에서 석탄발전 퇴출 기조와 이행 방안은 빠져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석탄발전 감축 정책을 답습하는 수준에 그친다면 탄소중립 이행은 구호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새 정부가 신규 석탄발전 중단 방향을 명확히 표방하고 에너지전환지원법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의 후퇴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는 지난해 말 강화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국제사회에 제출하며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기존 20%에서 30%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확대되는 원전의 비중만큼 재생에너지 비중을 낮추는 방향을 제시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RE100을 선언하며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이와 상반된 정책 신호를 내는 셈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재생에너지 목표를 확대하는 한편 태양광, 풍력의 경제성을 조속히 확보하고 개발 과정의 투명성과 이익 공유를 강화하는 정책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공공 주도의 풍력 개발과 계획입지 단계에서의 주민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풍력발전보급촉진특별법 마련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 방안을 요구했다.
박정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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