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는 외로워
여성가족부는 대중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질식시키는 신어(New Spaerk)의 양산소가 되었다, (이미지출처 예스2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여성가족부 폐지’를 정식 정책으로 들고 나왔다. 이준석 대표와의 거칠고 지루한 갈등을 해소 또는 봉합한 후에 첫 번째로 야심차게 내놓은 선거 공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시세와 동향을 잠시 간보기한 다음 여성가족부(이하 ‘여성부’로 약칭) 존치 입장을 개진했다. 그가 평소 과시해온 방금 병뚜껑 딴 사이다 같은 즉각적이고 신속한 반응 속도를 감안하면 이재명 후보의 말투와 태도에서는 목숨 걸고 여성부를 사수하겠다는 결기나 의지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저 멀리 아프리카 대륙의 에티오피아에서 벌어진 대규모 기근 참상을 TV 뉴스 화면으로 시청하고선 안타까운 마음을 잠깐 표시하고는 이내 잽싸게 스포츠중계 전문방송으로 채널을 돌려버리는 매정한 옆집 아저씨 같은 분위기이다.
여론조사 지지율 선두를 다투는 유력 대권주자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정치생명을 걸고서 여성부 폐지를 다짐했다. 또 다른 한 명은 마지못해 형식적으로 여성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여성부가 차기 정부에서 해체 단계까지는 설령 운 좋게 가지 않더라도, 현재 문재인 정권 아래서 만끽해온 막강한 힘과 드높은 위성은 이래저리 더는 누리기 힘든 상황이 돼버린 셈이다.
여성부는 어째서 사면초가와 다름없는 고립무원 상태에 직면하게 된 것일까? 근본적 원인은 여성부가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인권의 보루가 아니라, 등 따시고 배부른 유복한 기득권 집단의 정치사회적 헤게모니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에 열중한 데 있다.
박근혜 정권의 붕괴를 계기로 남조선 사회의 권력은 이른바 민주화 세대로 꼽히는 기득권 586 세대에게 완전히 넘어갔다. 문재인 정권으로 구체화된 기득권 586 권력은 지역이나 이념이 아니라 세대가 집권의 동력이 되었다. 남한에서 “세대가 곧 계급”으로 자리한 결정적 연유이다.
권력자들은 인민을 채찍과 당근을 병용해 지배하는 법이다. 586 정권은 두 가지 점에서 특이하고 엽기적이다. 첫째로 자기네 지지기반인 철밥통 공무원들과 대기업 정규직들에게만 당근을 나눠준다. 둘째로 채찍을 보다 세련되게 휘두른다. 이전 정권들이 살벌한 처벌과 투옥으로 대중을 압박했다면, 586 정권은 전면적인 통제와 검열로 인민들을 억누른다.
문재인 정권에 들어와 공중파 텔레비전에서 개그 프로그램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춘 사건은 586 권력의 통제와 검열이 얼마나 숨 막힐 지경으로 지독하고 철저한지를 입증ㆍ웅변하고 있다. 궁지에 몰린 남한의 문화콘텐츠 제작자들이 활로를 찾다가 마침내 미국 자본인 넷플릭스와의 협업을 선호하게 된 것은 586 권력의 전체주의적 검열망과 봉건적 통제장치를 어떻게든 피해가려는 절박한 몸짓의 발현이었다.
5천년 한국 역사에서 인민들의 일상생활을 일거수일투족 규율하고 단속함으로써 기성질서를 유지하고 기득권을 확대재생산하는 일에 성공한 대표적 세력이 송시열이 영수 노릇을 담당했던 노론이다. 그런데 통제와 검열로 대중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짓누르니 나라가 결국에는 망하려야 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인해 망하지 않았다. 노론의 검열과 통제가 과도하게 극성을 부린 탓으로 망했다.
‘송시열 정신’ 계승한 한국의 여성부
한국의 여성부는 서구에서 수입된 페미니즘 사조를 사상적 토대로 삼고 있다. 그러나 실제 전개되는 광경은 우리나라 여성부의 뿌리는 송시열의 노론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성부는 민중의 발랄한 창의성과 진취적 역동성에 족쇄를 채우려고 전력투구해왔다. 그 결과, 한반도 남쪽에서 구글이나 애플 유형의 혁신적 정보통신기술 기업이 출현하지 못하는 건 여성부의 잦은 감시와 간섭, 각종 금지와 참견 때문이라는 비판적 분석과 시각마저 급기야 대두하고 말았다.
조지 오웰의 저 유명한 정치풍자 소설 「1984」에는 후대에 통제와 검열의 대명사로 통하게 된 빅 브라더(Big Brother)가 등장한다. 빅 브라더가 단연 심혈을 기울여 밀어붙이는 시책이 신어(New Speak)의 창조다. 신어의 개발 동기는 대중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옥죄려는 목적에 있다. 왜냐? 우파독재든 좌파독재든 모든 독재는 인민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의 불온한 폭발로 예외 없이 무너져왔기 때문이다.
송시열의 노론은 세월이 흘러 여성부로 재림했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 1984년의 큰형은 2022년의 한국에서 큰언니(Big Sister)로 환생했다. 치마 두른 송시열들에게 검열은 인생의 보람이고, 여성으로 성전환한 빅 브라더에게 통제는 행복의 원천이다. 무지막지한 통제와 시대착오적 검열은 재기발랄한 순발력으로 무장한 혈기왕성한 젊은 청년층을 겨냥해 집중적으로 가해지기 마련이다. 남조선의 2030 세대 남성들이 여성부 소리만 들어도 이를 갈다 못해 아예 경기를 일으키는 현상이 별로 이상한 일은 아니리라.
여성부가 통제와 검열을 그나마 나름 일관성 있는 잣대로 실천해왔다면 지금쯤 어디에선가 여성부를 구원하겠다며 듬직하고 씩씩한 백기사가 분명 나타났을 것이다. 허나 여성부의 통제와 검열은 늘 선별적이고 자의적이었다.
그러므로 선택적 정의가 뼛속깊이 체질화된 남한의 여성부가 휘두르는 통제와 검열의 가위질은 남조선 국가권력을 확고히 틀어쥔 ‘50대 진보좌파 남성들’ 앞에선 갑자기 무뎌지기 일쑤였다. 부유하고 권세 있는 50대 진보 남성과 약하고 가난한 20대 보통 여성 사이에 불미스런 분쟁이 발생할 경우 여성부는 열 중 아홉은 전자, 즉 끗발 좋은 꼰대 아저씨들을 편들고 두둔했다.
게다가 한국의 여성가족부는 노론의 북벌 기획의 아류일 ‘남벌(남성 토벌)’ 작전을 감행할 적에는 여성부의 얼굴을 하다가, 스스로를 진보진영의 일원으로 자처하는 중장년 진보 남성들만 만나면 가족부로 일거에 돌변하곤 했다. 힘없고 비정치적인 젊은 일반 남자들에게는 여성부로 으르렁대고, 힘센 중장년 친정부 남성들에겐 가족부로 가르랑거린 기회주의적 내로남불이 여성부의 몰락을 불러왔다고 하겠다. 개인에게나 조직에게나 21세기 남한 땅에서 내로남불은 죽음에 이르는 병임을 여성부가 선연하게 재확인시켜준 꼴이다.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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