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민심이 전국 민심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가 사무실로 들어가기 직전 기자들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김한주 기자)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선거를 몇 달 남겨둔 2007년 여름, 전국적으로 시청률 1위에 오른 텔레비전 드라마는 MBC 문화방송에서 전파를 탄 「커피 프린스 1호점」이었다. 조연급 영화배우 공유와 5인조 걸그룹 베이비복스의 막내 윤은혜 두 사람을 톱스타로 출세시킨 바로 그 작품이다.
서울에서의 시청률 조사 결과는 이와는 결이 다르게 나타났다. SBS 서울방송에서 방영된 「강남엄마 따라잡기」가 시청률 1위 자리를 차지했던 것이다. 하희라와 유준상 두 명의 동갑내기 연기자가 주연을 맡았던 이 연속극은 부모의 경제력이 아이의 학력과 곧바로 직결되는 불의하고 불공정한 세태를 풍자적이면서도 신랄하게 꼬집음으로써 대한민국의 교육 중심지이자 피 말리는 입시경쟁의 최전선인 서울에서 특히 큰 인기를 모았다.
그해의 대통령 선거 결과는 우리가 이미 잘 아는 대로이다. “강남천국, 강북지옥”의 참상을 빚어낸 데 대한 대가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참여정부의 몸통인 친노세력을 대신해 속죄양 격으로 처절하게 치러야만 했다.
필자는 여론조사 전문가가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여론조사 같은 분야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나의 중추적 관심사는 ‘소통과 공감’이 아닌 ‘결단과 책임’인 까닭에서이다. 그럼에도 딱 한 가지 지표만큼은 유심히 관찰하곤 한다. 수도 서울과 전국 평균의 비교치이다.
서울이 대구경북 지역 다음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반대 여론이 월등히 높다는 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금요일인 오늘 오전에 공표되었다. 전국 평균 반대율은 57퍼센트인데, 서울 지역의 그것은 63프로이기 때문이다. 이는 조국 후보자와 그 가족들이 누린 특권과 저질러온 반칙이 서울시민들의 역린을 제대로 건드린 후과라고 평가될 수가 있겠다.
2007년 이후로 서울이 호남을 비롯한 나머지 지역들의 여론을 줄곧 선도해온 사실을 감안하면 전국 평균이 서울로 수렴될 가능성은 있어도, 서울이 전국 평균으로 다가갈 확률은 그리 크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금번 갤럽 발표는 당사자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는 물론이고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게는 결코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게다.
귀족층 앞에선 강남도 빈민가
착취와 수탈은 노동자와 농민들을 전통적으로 분노시켜온 유서 깊은 악덕이다. 그런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운위되는 시대다. 농업과 제조업의 퇴조에 뒤이어 서비스업마저 사양산업이 되어가고 있다. 더욱이 인공지능이 불러올 ‘노동의 종말’이 공공연하게 운위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회환경에서는 노골적인 착취와 수탈 못잖게 불공정과 불평등이 현대의 대도시 거주자들을 분격시키는 죄악으로 구실하기 마련이다.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나 그의 가족이 타인을 직접적으로 착취하고 수탈한 적은 없으리라. 그러나 그들은 도시인의 DNA를 뼛속깊이 지니게 된 21세기 현대 한국인들이 열렬하게 신봉하고 염원하는 핵심적 가치인 공정과 평등의 정신을 의도적이건, 무심결이건 심각하게 유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사회에서 박근혜 정권으로 대표되는 보수세력이 착취와 수탈을 일삼다 쫄딱 망했다면, 문재인 정권으로 상징되는 진보진영은 불공정과 불평등을 악화시킨 연유로 말미암아 비극적으로 몰락할지도 모를 위기에 직면해 있다.
조국 후보자는 수려한 외모와 주옥같은 경력을 발판으로 한국 진보진영의 왕자(Prince)로 단숨에 떠올랐다. 조국은 진보의 천년왕국을 확실하게 열어젖힐 문재인 대통령의 유력한 후계자로 손꼽혔다.
문제는 조국 후보자 가족의 너무나도 귀족적인 삶이 탐욕과 사치, 허영과 이기심의 대명사로 우리나라에서 오랫동안 통용되어온 강남엄마들까지도 불우이웃으로 여겨지게끔 이끌고 말았다는 데 있다. 그 짱짱하고 극성맞은 강남 엄마들조차 자식들의 고입, 대입, 의전원 입시의 3연속 무시험 프리패스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는 탓이다.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더 이상 작금의 ‘진보 프린스 사태’의 본질이 아니다. 조국 후보자가 설령 검찰개혁에 골백번을 성공한다고 한들 대한민국의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구조는 털끝 하나 바뀌지 않을 터이기 때문이다. 의사도 무시험으로 되는 마당에, 나중에 검사라고 무시험으로 임용되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무시험 프리패스로 검사가 될 부유층 자제들이 좌지우지할 “개혁(?)된 검찰”은 힘없고 가난한, 평범한 민중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없는 게 더 낫다.
그럼에도 필자는 조국 후보자의 건투를 빈다. 그는 현재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남한사회의 근본적 지각변동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노맹 시절의 조국이 이루지 못한, 급진적 계급혁명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수많은 인민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선전선동하는 역사적 과업을 수십 억대 자산가이자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로 성장한 조국은 지독히 역설적으로 잘해내고 있다. 그래서 나도 한번 따라서 외쳐보련다. 조국 힘내세요!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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