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식하면 망하고 분산하면 흥한다
신지예 무소속 후보는 헌법 개정을 비롯한 권력분산 방안의 본격적 모색을 말했다. (사진=최인호 기자)
신지예 :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권력의 독점적이고 배타적 확보를 도모하는 일은 자신도 망하고, 나라도 망하는 매우 위험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백해무익할 권력의 배타적 독점을 예방하는 방법으로는 작게는 당내 민주주의 실현으로부터 크게는 개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단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제 협치가 더는 외면하거나 회피해서는 안 될 절박한 시대적 요구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요한 협치를 무리 없이 효과적으로 이뤄내려면 현행 대통령 중심제를 내각책임제나 이원집정부제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공희준 : 국가의 헌법적 기틀을 아예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신지예 : 예, 그렇습니다. 서로가 서로의 알리바이 구실을 해주는 거대 기득권 양당이 우리나라의 제도정치권을 너무나 오랫동안 양분해왔습니다. 따라서 정치개혁의 초점은 거대 기득권 양당의 적대적 공존체제를 깨뜨리려는 노력에 일단은 두어져야만 합니다.
그런데 정치개혁의 성취를 위해서건, 폭력의 악순환의 종식을 위해서건 꼭 필요한 선행조건이 있습니다. 미래세대의 등장과 활약이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본래 ‘세대론’으로 불리는 담론에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단지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프리미엄을 누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조국 사태, 윤미향 사건, 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과 관계된 일들을 연속적으로 겪으며 우리나라 정치에 대대적인 물갈이가 있어야만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습니다. 구습에 집착하지 않고, 과거의 인연에 얽매이지 않는 젊고 새로운 세대가 정치의 중심부로 진입하지 않으면 한국은 낡은 것이 사라진 자리에 또 다른 낡은 것이 오고 마는 구태의 악순환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는 깨달음을 확실히 굳히게 됐습니다.
오는 4월 7일에 실시될 예정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선거전에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은 이미 10년 전에 서울시민들의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때 그 사람들이 그때 그 정책을 또다시 들고 나와 유권자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서울시민들은 새로운 선택지를 받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신선한 메시지를 듣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천만 서울시민들께 참신한 선택지와 메시지를 드리려고 여러 가지 혹독한 난관들을 뚫고서 요번 보궐선거에 입후보하게 됐습니다.
나의 소속 구단은 팀서울(Team Seoul)
신지예 후보는 팀서울이 구조적 폭력을 종식시키기 위해 모인 곳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최인호 기자)
저는 공식적으로 무소속 후보입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팀서울」의 응원을 받고 있는 후보자입니다. 제가 속한 팀서울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폭력 사건이 본질적으로 비민주적인 권력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연대해 결성한 자발적 조직입니다.
저는 성폭력의 가해자가 현직 시장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엄연한 공직자인 서울시청 공무원조차 직장 내 성폭력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한 번 더 충격을 받았습니다. 피해자는 박원순 전 시장의 임기가 정상적으로 마무리된 이후에도 서울시청에서 계속 근무할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박원순 전 시장 혼자만의 개인적 일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믿습니다. 왜냐면 현존하는 구조적 시스템에서 서울시장으로 10년을 있게 되면 어느 누구라도 도덕적으로 퇴행할 가능성이 몹시 크기 때문입니다.
도덕적 퇴행이 빚어지기 쉬운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공간이 또 있습니다. 다름 아닌 국회입니다. 예를 들면 국회 본관 건물의 정문은 오직 현역 국회의원들만이 드나들 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주권자인 일반 국민들은 물론이고 기자들도, 시민사회 활동가들도 정문 옆의 쪽문을 통해서만 국회 본관을 옹색하게 출입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황당한 광경을 볼 때마다 양반들은 큰길로 큰기침하며 활보하고, 평민들은 사대부들을 피해 좁고 후미진 골목길로 조심스럽게 다니던 봉건적인 조선왕조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 것 같은 당혹감과 굴욕감을 느꼈습니다.
특권적인 의전과 예우를 만끽하며 10년 동안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게 되면 자신을 하늘로부터 선택받은 특별한 사람인 것처럼 착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청년 정치인이기 이전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러한 시대착오적이고 불평등한 현실에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시장이 독단적이고 권위주의적으로 군림하는 지위가 되지 않도록 만드는 길은 시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분산하는 데 있습니다. 제가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6명의 부시장님들과 함께 서울시 행정을 꾸리는 협치 체제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까닭입니다. 개인이 아닌 팀 단위로 서울시의 살림을 꾸려나가기로 작심한 동기입니다.
연정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실험이고 개념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 꾸준히 나아가야만 할 방향입니다. 저는 우리 정치의 궁극적 모델일 연정을 서울시청에서 선도적으로 구현하고 싶습니다. 현재 서울시장은 정무부시장을 포함해 총 3명의 부시장을 임명할 수 있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이 이 숫자를 5명으로 늘리려고 지방자치법 개정을 시도하다가 그의 돌연한 죽음으로 인해 추진 작업이 유야무야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단순히 부시장의 인원을 증가시키는 게 목적이 아닙니다. 서울시를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협치와 연정의 모범사례로 가꿔가는 것이 저의 최종적 목표입니다. 명실상부한 협치와 연정을 실현하려면 예산과 인사와 관련된 중요한 정책 결정들이 시장의 고독한 결단이 아니라 부시장들과의 열린 합의와 소통에 기반해 진행되어야만 함은 물론입니다. (③회에서 계속됨…)
공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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